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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에 드러난 KIA 타선의 유일한 약점. 얕은 선수층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7-08-29 10:19


2017 KBO리그 KIA와 두산의 경기 3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4대6으로 패배한 후 KIA 이범호가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7.30.

KIA 타이거즈의 고민이 깊다.

최근 올시즌 최다인 6연패를 당하는 등 갑작스런 부진으로 인해 8경기까지 벌어졌던 2위 두산 베어스와의 거리가 1.5게임까지 좁혀졌다.

타격의 전반적인 부진에 선발진의 난조까지 겹쳐지며 힘없이 패하는 경기가 많아졌다.

KIA는 지난 15일부터 2주간 3승7패로 부진했었다. 그사이 팀타율은 2할5푼5리에 그쳤다. kt 위즈의 2할6푼1리보다도 낮았다. KIA보다 낮은 팀타율을 보인 팀은 2할5푼의 NC 다이노스와 2할4푼9리의 LG 트윈스 뿐이었다.

그 기간에도 좋은 타격을 보인 선수는 김선빈(0.394)과 김주찬(0.382) 최형우(0.375) 뿐이었다. 버나디나(0.244) 이명기(0.229) 안치홍(0.226) 김민식(0.222) 나지완(0.212) 이범호(0.207) 등 다른 주전들은 모두 2할대 초반으로 부진했다.

문제는 이들이 부진할 때 대체할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KIA 타자들 중에서 주전 9명을 제외하고 150타석 이상 나온 선수는 서동욱(293타석)뿐이었다. 100타석으로 기준을 내려도 최원준(124타석) 김주형(103타석)뿐이다. 서동욱과 최원준이 주전들이 부상 등으로 인해 선발에서 빠졌을 때 대신 선발로 나오거나 대타, 대수비로 나섰다. 서동욱은 김주찬이나 이범호 등이 빠졌을 때 대신 나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최원준도 좋은 타격으로 김선빈의 체력 관리에 도움을 줬다. 이들의 활약으로 KIA는 주전들이 빠지는 상황에서도 빈틈없는 타선을 만들었다.

문제는 최근 이들도 타격 부진에 빠졌다는 점이다. 최원준은 2주간 타율이 9푼1리(11타수 1안타)에 그치고 서동욱은 8타수 무안타였다.


마땅히 주전들을 대체할 자원이 없다보니 주전들을 믿고 내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총력전을 펼쳐야할 시즌 막판이라 새로운 선수를 무작정 쓸 수도 없는 상황. 주전과 비주전의 수준차가 너무 큰 KIA로서는 주전들의 체력관리에 많은 힘을 쏟았으나 갑자기 찾아온 동반 부진에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최근 치고 올라온 두산의 경우는 달랐다. 두산의 경우 주전 의존도가 KIA보다 낮다. 150타석에 들어선 타자가 13명이나 된다. 이는 주전 9명을 빼고도 4명이나 더 주전만큼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는 뜻이다. 올시즌 두산의 베스트 라인업은 김재환 에반스 박건우 민병헌 최주환 오재일 허경민 김재호 양의지라 볼 수 있다. 이 외에 오재원과 류지혁 정진호 박세혁이 뒤를 받친다. 민병헌 김재호 오재원 양의지 등 주전들이 부상과 부진에 빠지면서 어쩔 수 없이 백업 요원을 쓸 수밖에 없었던 시즌 초중반이 오히려 선수들의 컨디션을 올려주는 장이 됐고 이들의 활약이 더해진 것이 두산이 시즌 막판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상대팀과 선발 투수, 컨디션 등을 고려해 그에 맞는 라인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백업들의 활약은 주전들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된다. 자신의 자리를 차지할 선수가 있으니 더 열심히 잘해야한다. 올시즌 주전이었던 오재원이 부진하자 최주환이 2루수 자리를 차지했었는데 최근엔 오재원이 2루수로 선발 출전하는 날이 많다. 팀내 경쟁까지 이뤄지며 두산은 올시즌도 화수분 야구를 하고 있다.

모든 야구인들은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고 한다. 잘 칠 때가 있으면 못칠 때도 있다는 것. 6월말에서 7월초에 엄청난 타격을 보였던 KIA였기에 지금의 부진은 당연한 하락세라고 볼 수도 있다. 대신 이런 부진이 장기화된다면 KIA로선 1위 수성에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이젠 여유가 없다.

비주전들이 활약을 해준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결국 주전들이 해줘야 한다. 지난 26일 NC전서 17개의 안타를 때려내고, 27일 NC전서 나지완이 2개의 홈런을 치고, 이범호도 홈런을 때려낸 것은 주전들을 믿고 갈 수밖에 없는 KIA에겐 희망의 메시지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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