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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타자 정찬헌 2타점 적시타, 사건의 재구성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7-22 11:42



4번타자 정찬헌이 LG 트윈스 타선의 막힌 혈을 뚫었다.

LG는 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0대4로 승리하며 6연승을 달렸다. 경기 초반 계속되는 병살타와 작전 실패로 답답한 경기를 해야했던 LG였는데, 연장 11회초 투수 정찬헌이 4번타자로 들어서 승리에 쐐기를 박는 깔끔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낸 게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정찬한의 믿을 수 없는 적시타.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일이었을까.

고등학교 때도 방망이 든 일이 없었다.

정찬헌의 방망이를 본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을 했을 것이다. '저 정도 스윙이면 고등학교 때 투수도 하고 4번타자도 했겠지.' 스윙이 정말 깔끔했다. 그냥 일반 야수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얼마 전 롯데 자이언츠 노경은이 타석에 4번타자로 들어서 어리바리(?)했던 것과 비교하면 완벽한 스윙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건, 정찬헌은 방망이를 들어본 일이 거의 없다고. 정찬헌은 "고등학교 때 전국대회 지명타자로 딱 두 타석 들어선 게 전부다. 한 타석 볼넷, 한 타석 외야 플라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하며 "아마추어 때도 쭉 투수만 해 방망이를 쳐볼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프로 때는 당연히 타석에 들어설 일이 없었다. 삼성전 안타, 첫 타석 안타였다. 1타수 1안타 10할 타자다.

양상문 감독은 무슨 얘기를 했을까

정찬헌이 타석에 들어서기 전 의욕적으로 방망이를 돌리자 양상문 감독이 나왔다. 그리고는 정찬헌에게 한참 얘기를 했다. 그러더니 정찬헌이 초구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양 감독이 무슨 얘기를 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보통, 투수들이 타석에 들어서면 감독들은 "다칠 수 있으니 그냥 서있으라"라고 하는 게 보통이다. 사실 양 감독도 그런 얘기를 했다. 양 감독은 "일단 기다려라. 정 쳐보고 싶으면 2S 이후 맞춰보라"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정찬헌이 초구부터 시원하게 배트를 돌렸다. 어떻게 보면 지시 불이행. 양 감독은 이에 대해 "잘했으니 그냥 칭찬 해줘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투수의 타점 기록 얼마만인가

투수가 타자로 들어서 안타 치고, 타점을 올린 일은 흔한 일일까.

아니다. 투수가 가장 최근 안타를 친 건 2013년 4월28일이다. 한화 이글스 윤근영이 SK 와이번스전에서 임경완을 상대로 안타를 쳤다. 그런데 이 때는 타점이 없었다.

타점까지 더해진 건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두산 베어스 조현근이 삼성을 상대로 2타점을 기록했다. 조현근은 당시 3루타를 쳤었다.

투수가 안타를 치고, 타점을 기록한 사례는 종종 있었는데 정찬헌처럼 2타점을 기록한 건 드물다. 조현근 사례와 함께 98년 임창용(당시 해태 타이거즈) 85년 윤석환(당시 OB 베어스) 84년 최동원(당시 롯데 자이언츠)가 전부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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