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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부산 사직구장.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한화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가 통역을 대동하고 김성근 한화 감독을 찾았다. 김 감독과 한참 동안 면담을 한 로사리오는 배팅 게이지에 들어가 타격연습을 이어갔다. 김 감독은 "로사리오가 타격적인 부분에서 고민이 있는 것 같다. 딱 한마디 조언을 했다. 마음편하게 먹고 삼진 100개를 먹는다고 생각해라"고 했다. 김 감독은 "내야 플라이로 죽나 외야 플라이로 죽나 삼진으로 죽나 마찬가지다. 자기 스윙을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로사리오는 5번 타순에서 살짝 내려와 7번 타순에 자리잡았다. 첫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냈지만 이후 세타석에서는 3연속 내야땅볼을 쳤다. 로사리오는 올시즌 타율 1할9푼2리에 3홈런 6타점으로 부진하다. 지난해 타율 3할2푼1리에 33홈런 120타점으로 펄펄 날던 모습과는 큰 차이다. 지난해도 4월에는 부진했지만 올해는 슬럼프가 꽤 길어지고 있다. 경기전 자주 웃으며 그라운드를 누비던 로사리오의 표정도 최근 급격히 어두워졌다. 넓어진 스트라이크존 영향이 없지 않다.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변화구에 여전히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비야누에바는 평균자책점 2.30에 퀄리티 스타트 4차례를 기록했지만 1승3패에 그쳤다. 시즌 개막전인 두산전(3월31일)에서 6이닝 2실점(무자책) 패전, 지난 13일 대구 삼성전 6⅓이닝 승패없음, 지난 19일 대전 LG전에서야 8이닝 무실점으로 첫 승을 따낼 수 있었다. 비야누에바는 9이닝 당 득점지원이 1.44점에 불과하다. 리그 최하위 수준이다.
비야누에바는 수차례 "팀이 승리하면 나는 상관없다"고 입을 모으지만 본인은 잘 던졌지만 팀도 패하고 패전 멍에도 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사령탑으로선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다가가 어깨를 두드리며 따뜻한 말을 건넨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다가온 로사리오, 다가간 비야누에바 정반대 상황이지만 한화로선 결코 답갑지 않은 그림이다. 투타 엇박자속에 한화는 26일 현재 9승13패로 공동 8위에 머물러 있다.
부산=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