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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봄철' 트레이드, 왜 이렇게 활발한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4-19 09:44


kt 위즈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가 결정된 장시환은 셋업맨으로서 필승조의 일원으로 기용될 예정이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두산 베어스에서 한화 이글스로 옮긴 포수 최재훈이 18일 대전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이적 후 첫 출전했다. 대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는 18일 밤 보도자료를 통해 장시환과 오태곤(개명전 오승택) 등 4명의 선수를 주고받는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이번 시즌 들어 벌써 4차례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지난 3월 7일 NC 다이노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김한별과 강윤구를 일대일로 맞바꾸며 올해 첫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지난 7일에는 KIA 타이거즈가 노수광 이홍구 이성우 윤정우를 SK 와이번스에 보내고, 이명기 최정민 김민식 노관현을 받는 트레이드를 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 17일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는 포수 최재훈과 내야수 신성현을 일대일로 주고받았다. 하루만인 18일 롯데와 kt는 그동안 물밑으로 진행해 온 트레이드 협상을 마무리하며 그 결과물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롯데와 kt의 트레이드는 현장의 현실적인 요구 조건이 그대로 반영돼 양팀에게 '윈윈'의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롯데는 올초 전지훈련 때부터 불펜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2명이 있는데다 박세웅 김원중 박진형 등 영건들의 성장이 기대되는 반면 불펜진에는 나이 30대 중반의 전성기 지난 투수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시환은 올시즌 kt에서 셋업맨으로 5경기에 나가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1.42를 마크했다. 장시환은 지난해 마무리로 던진 적도 있어 롯데에서 가장 취약한 필승조 셋업맨으로 손색없는 투수라는 평가다.

kt가 받은 오태곤은 수비보다는 방망이 실력이 주목받는다. kt 내야수들은 전반적으로 타격의 무게감이 떨어진다. 1루수 모넬, 2루수 박경수, 3루수 심우준, 유격수 박기혁이 내야진의 기본 골격이고, 정 현과 김연훈이 백업으로 뛴다. kt가 시즌 초 탄력적인 레이스를 펼치고는 있지만 이는 선발과 불펜에 걸쳐 탄탄한 짜임새를 갖춘 마운드 덕분이지, 공격력은 10개팀 중 최하위권 수준이다. 이날 KIA전까지 15경기에서 평균 3.0득점 밖에 올리지 못했다.

오태곤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야수다. 지난해 42경기에서 타율 2할6푼, 7타점을 올렸고, 2015년에는 122경기에서 타율 2할7푼5리, 8홈런, 43타점을 때렸다. 파워를 갖추고 있고 기동력도 좋다. 유격수와 3루수를 볼 수 있어 수비에서 활용폭도 넓다.

이전에 이뤄진 트레이드들도 마찬가지다.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선수들을 서로 원했고, 카드가 맞았다. 최재훈은 이적 후 첫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그만큼 한화는 젊고 빠른 포수가 필요했다는 얘기다. 외야수 이명기와 포수 김민식은 KIA에서 단번에 주전 자리를 잡았다. 시즌 초 독주하고 있던 KIA로서는 날개를 단 격이다. SK도 마찬가지다. 노수광과 이홍구를 영입한 뒤 9경기에서 8승1패의 급상승세를 탔다. 시범경기서 유니폼을 바꿔 입은 강윤구와 김한별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있는 상황이지만, 강윤구는 NC에서 언제든 1군의 부름을 기대할 수 있는 전력이다.

주목할 것은 시즌 초 트레이드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36년 프로야구 역사상 3~4월, 봄철에 이처럼 트레이드가 활발했던 적은 없었다. 역대로 3~4월에 4건 이상의 트레이드가 이뤄진 것은 올해가 두 번째다. 그러나 실질적인 트레이드 회수로는 올해가 최다나 다름없다. 2001년 5건의 트레이드가 성사됐는데, 2건은 선수와 선수를 교환한 것이 아닌 웨이버 공시 후 영입한 케이스였다. 즉 한 팀이 일방적으로 선수를 받는 트레이드였다.


트레이드의 성수기는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둔 6~7월이다. 시범경기와 시즌 개막 후 첫 달은 외국인 선수와 신인 선수들, 전 포지션에 걸쳐 전력을 탐색하는 기간이다. 부족한 부분이 발견돼 트레이드를 추진한다 하더라도 실제 카드를 맞춰줄 팀이 나타나지 않는다. 팀에서 별로 필요없는 선수임에도 '남주기는 아깝다'는 정서가 지배적이었다. 3~4월에 단행한 트레이드가 시즌 후반 또는 종료 후 안좋은 결과로 나타날 경우 엄청난 비난과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다. 구단들은 그동안 시즌초 트레이드에 대해 굳이 '명분'을 적극적으로 찾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각 구단의 이러한 정서와 의식에 변화가 생겼다. 4건의 트레이드 모두 참여 구단들이 다르다는 점이 이를 반영한다. 각 팀이 시즌 초라도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이 의미가 있다고 본 것이다. 현장의 요구를 프런트가 묵살하는 풍속이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다. 부족한 것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 외부로 눈을 돌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끙끙거리고 있어봐야 시간만 흐를 뿐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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