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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리던 시즌 첫 승. 넥센 히어로즈가 타선 집중력을 되찾았다.
수훈갑은 단연 완벽한 투구를 펼친 선발 앤디 밴헤켄. 하지만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넥센의 장기인 타선 응집력이 되살아났다는 사실이다.
5연패 기간 동안 넥센은 자신들의 장점을 전혀보여주지 못했다. 타선은 출루조차 힘들고, 출루 이후에도 타점을 만들어주는 타자가 나오지 않았다. 솔로 홈런 등으로 어렵게 점수를 내기는 했으나, 방망이 기세가 무섭게 달아오른 LG와 롯데를 상대로는 리드 잡을 기회도 없었다.
장 감독은 "이기고 싶어 미치는 모습이 보인다. 그래서 감독으로서 특별한 말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선수들이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감을 갖는 것 같아 걱정"이라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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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쳐야 이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승리 공식이다. 그리고 드디어 넥센의 방망이가 터졌다. 넥센은 5연패 기간 동안 각 1점, 3점, 2점, 2점, 3점을 냈다. 5경기 평균 2.2점이다.
하지만 이날은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도 타격감을 회복했다. 타선이 한바퀴 돈 4회초부터 본격적인 공격을 전개했다. '캡틴' 서건창의 타구가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포가 되면서 물꼬가 트였다. 윤석민과 채태인, 김민성 등 최근 감이 좋지 않았던 중심 타자들이 장타를 쳐주니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넥센은 4회 집중타로 4점, 5회 3연속 장타로 2점을 냈다.
서건창은 3루타-홈런-안타-2루타를 차례로 기록하며 '사이클링 히트'까지 쳤다. 앞선 5경기에서 17타수 1안타(0.059)로 부진했던 서건창이지만 이날만 4개의 안타와 대기록까지 쓸어담으며 시즌 출발을 알렸다. 서건창의 사이클링 히트는 KBO리그 역대 22호, 시즌 1호, 히어로즈 구단 사상 최초다.
넥센은 이날 1승 이상의 소득을 얻었다. 아직 수비와 불펜 등 숙제도 남아있지만, 타선이 살아날 징조를 보였다는 자체로 희망을 건졌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