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마이너리거들에게 WBC는 꿈의 대회, 보가츠가 말하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03-07 22:33


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WBC 이스라엘과 한국의 경기가 열렸다. 10회초 2사 1,3루서 이스라엘 버챔의 적시타 때 홈에 들어온 데이비스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고척돔=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3.06.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는 '쇼케이스' 장소가 필요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억눌려왔던 존재감까지 표출할 수 있는 최고의 무대다.

네덜란드 대표팀 주전 유격수 젠더 보가츠(25)는 이번이 두번째 WBC 출전이다. 4년 전인 2013년에는 보스턴 레드삭스 산하 마이너리그 소속이었고, 20대 초반의 유망주였다. 4년이 지난 지금은 입지가 다르다. 빅리거로 자리를 잡았고, 네덜란드 대표팀의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

보가츠는 WBC가 자신의 성장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그는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공식 인터뷰에서 "WBC는 내게 많은 도움을 줬다. 텔레비전으로만 봤던 큰 경기장, 많은 관중 앞에서 플레이를 한 것은 믿기지 않았다. 2013년 WBC가 끝나고 메이저리그에 처음 콜업됐고,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경험했다"고 회상했다. 2013년 네덜란드는 4강에 올랐다. 첫 국제대회에서 4강에 오르며 자신감을 축적했고, 소속팀에서도 빅리그에 불러 올리는 중대한 계기가 된 셈이다.

보가츠 뿐만 아니라 4년 사이 네덜란드 대표팀 선수들은 성장해 막강한 팀이 됐다. 보가츠는 "2013년에는 어렸지만, 이제는 경험을 많이 쌓았다. 그때는 안드렐톤 시몬스(LA 에인절스)가 유일한 빅리거였으나 이제는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또 젊은 선수들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며 네덜란드 대표팀에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보가츠의 말대로 마이너리거들에게 국제대회는 '기회의 무대'다.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으로 여긴다. 이미 빅리그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은 부상 위험이 있어 WBC 출전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소속팀에서도 비싼 몸값을 감안해 출전을 만류한다.

하지만 마이너리거들은 다르다. 국제대회 출전은 귀한 경력이 될 수 있다. 또 자신을 지켜보는 전세계 스카우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찬스다. 실제로 미국, 일본, 한국, 대만 등 프로리그가 활성화 된 국가들은 국제대회에 스카우트들을 파견해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까지 유심히 관찰한다. 빅리그 콜업 뿐 아니라, 해외 진출을 원하는 선수들에게도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이번 WBC 1라운드에서 한국, 대만을 연달아 꺾은 이스라엘은 잊혀진 베테랑, 무명의 마이너리거들이 반란을 이끌었다. 이스라엘은 타이 켈리(뉴욕 메츠)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마이너리그, 독립리그 선수로 구성된 팀이다. 몸값은 적을지 몰라도 경기에 대비한 몸 상태는 완벽했다.

WBC가 열릴 때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출전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WBC는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키는 무대이기도 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