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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감독은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고 수차례 말했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또 부상에 발목 잡혔다. 씁쓸한 결과다.
하지만 막상 발표된 네덜란드전 선발 라인업은 이스라엘전과 달랐다. 하위 타선 3명이 바뀌었다. 허경민 대신 박석민이 3루수로 출전하고, 김재호 대신 김하성이 선발 유격수로, 양의지 대신 김태군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연습경기에서 타격감이 좋았던 허경민은 이스라엘전에서는 부진했다. 팔꿈치가 좋지 않았던 박석민이 결국 네덜란드전 선발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김재호와 양의지는 부상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현재 대표팀에서 핵심 전력이다. 김재호는 백업 유격수 김하성이 아직 경험이 많지 않고, 연습경기에서 타격감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상이 없는 한 계속 주전으로 나갈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스라엘전에서 김재호에게만 몸에 맞는 볼이 2차례나 나왔다. 이 여파로 네덜란드전에서는 벤치에 앉았다.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흘간의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김인식 감독은 "이제부터는 부상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가뜩이나 역대 최약체로 평가받는 대표팀에 부상 선수까지 나오면 최정예 전력을 꾸리기 힘들어진다.
노감독의 바람은 물거품이 됐다. 이스라엘전 패배로 네덜란드는 반드시 잡아야하는 상대였다. 그러나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로 경기 시작 전부터 힘이 빠졌다.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 절망의 한숨 소리가 큰 WBC다.
고척=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