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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얼굴로 법정에 선 강정호(30·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강정호는 변호인, 당시 차량에 동승했던 유모씨와 함께 법정에 들어섰다. 강정호측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깊게 뉘우치고 있다"고 했다. 변호인은 추가 자료로 강정호가 향후 메이저리그에서 받게 될 알코올치료 프로그램, 후원 단체를 꾸려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근거 자료, 미국에서의 활약상을 담은 신문 기사, 피츠버그 구단주로부터 받은 메일, 훈련 관련 일정 등을 제출했다.
강정호의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은 범죄와 수사 및 재판 과정이 모두 언론에 공개되면서 주위로부터 차가운 시선을 받았다. 사건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피해자들의 요구도 액수를 따지지 않고 모두 변제했다. 타의 모범이 돼야 할 공인으로서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을 했지만, 다시 재능을 발휘해 국위 선양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했다.
유모씨 역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자리에서 저의 친구가 운전대를 잡지 못하게 더 강력하게 막고 싶다. 저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피해를 준 것 같아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검사는 강정호에게 벌금 1500만원, 유모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선고공판은 다음달 3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소속팀 피츠버그는 지난 18일 스프링캠프 공식 일정에 들어갔지만, 강정호는 재판과 비자 문제로 합류하지 못했다. 강정호측이 혐의를 모두 인정해 법적절차는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3일 판결이 내려지면, 비자 발급 후 캠프 합류가 가능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