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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이호준(41·NC 다이노스)도 선수 유니폼을 벗겠다고 선언했다. 선수 은퇴를 예고한 것이다.
이호준은 KBO리그에서 장수한 몇 안 되는 선수다. 1994년 고졸(광주일고) 신인으로 해태(현 KIA) 타이거즈에 입단했다. 투수로 입단해 타자로 전향했다. 2000년 SK 와이번스로 이적했고, 2013년부터 NC에서 뛰었다. 2017시즌 포함 1군에서만 21시즌을 뛰게 되는 셈이다. 2008년(4년 34억원)과 2013년(3년 20억원) 두 차례 FA 계약을 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3번 받았다.
이호준은 "매 시즌 마치고 '은퇴를 언제 할까'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와이에서 개인 훈련하고 와서 감독님과 상의했다. 욕심으로 계속 하면 마지막에 안 좋을 거 같았다. 1년 선배 이병규형, 1년 후배 홍성흔도 봤고. 좋을 때 떠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와이프와 가족도 긍정적이었다. 젊은 후배들에게도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승엽에게 조언을 들었다. 승엽이도 '아름다운 은퇴'를 생각하고 있었다. 앞으로 진로에 대해 여러 얘기를 했다. 셋 중 하나가 아닐까. 해외 연수가든지, 방송 해설위원하든지, 코치하든지. 1년 동안 잘 공부해서 결정하겠다. 선수협회장 일도 올해 잘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준은 1군에 처음 올라왔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2001년으로 기억하는데 그때 지갑에 돈이 없어 정말 힘들었다. 첫 아이 기저귀값을 벌기 위해 1군 주전을 차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생각이 난다. 올해 정말 잘 끝내야 한다. 절실하게 타석에 들어갈 것이다. 1루까지 전력질주도 해보고 싶다. 너무 잘 해서 은퇴하지 말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 장종훈 선배님이 갖고 있는 우타자 통산 최다 홈런(340개) 기록은 뛰어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2016시즌까지 프로 통산 1976경기에 출전, 타율 2할8푼2리, 330홈런-1229타점을 기록했다. 장종훈의 기록까지 홈런 10개 남았다.
이호준은 NC 이적 이후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2013시즌 20홈런 이후 시즌별로 각각 23홈런, 24홈런, 21홈런을 쳤다. 2016시즌 NC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도 이끌었다.
이호준의 올해 연봉은 7억5000만원이다. 야구팬들은 그를 보면서 '인생은 이호준 처럼'이라고 했다. 창원=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