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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중견수로 꼽히는 선수는 윌리 메이스다.
이에 비할 바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LG 트윈스 안익훈이 플레이오프 3차전서 연출한 외야 포구는 KBO리그 역사에 '전설'로 남을 만하다.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안익훈은 연장 11회초 중견수로 교체 출전했다. LG 벤치는 수비 강화 차원에서 중견수 문선재를 좌익수로 돌리고, 안익훈에게 넓디 넓은 잠실벌 가운데 외야를 맡긴 것이다.
상황은 2사 1,2루, 타석에 나성범이 들어섰다. 플레이오프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나성범이지만, 일발장타를 터뜨릴 수 있는 강타자. 나성범은 LG 임정우의 초구 129㎞짜리 포크볼을 받아쳐 중견수 쪽으로 깊은 타구를 때렸다. 이때 LG 외야진은 2루주자의 득점을 막기 위해 전진 수비를 하고 있었다. 안익훈도 정상 위치보다 10m 정도 앞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타구는 정상적인 중견수 위치를 넘어 가운데서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치며 뻗어나갔다. 안익훈은 쏜살같이 펜스까지 달려간 뒤 고개를 돌려 낙하지점을 헤아리면서 오른쪽으로 움직여 타구를 잡아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LG 팬들의 함성에 잠실구장이 떠나갈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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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고를 졸업한 안익훈은 2014년 8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7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 LG는 세대 교체 기치를 내걸고 노쇠화 기미를 보이던 외야진을 젊은 선수들로 바꾸는 작업을 시작했던 시기. LG는 투수 자원이 절실한데도 1라운드에서 외야수 안익훈을 파격적으로 선택했다. 고교 시절 안익훈은 프로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았다. 빠른 발을 이용한 폭넓은 수비, 강한 어깨를 앞세운 정확한 송구가 일품이었다.
당시 LG는 드래프트가 열리기 전 안익훈을 1라운드에서 뽑기로 정하고 다른 팀들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송구홍 LG 운영팀장은 "우리 말고 다른 팀들도 안익훈을 탐내고 있었지만, 1라운드 선택은 하지 않으리라고 봤다. 2라운드 정도에서 뽑을 것이란 예측을 하고 우리는 작전을 1라운드로 정했다"면서 "안익훈은 고등학교 때부터 수비가 워낙 유명했다. 잠실구장 외야에 적합한 선수고, 정수빈(두산 베어스)을 롤모델로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당시를 기억했다.
박종호 LG 수비코치는 "익훈이는 코치 마음을 든든하게 해주는 2가지 큰 장점을 갖고 있다. 위치 선정이 좋고 스타트가 빠르다. 코치들이 주문하는 위치를 정확히 이해하고 경기를 해준다. 맞는 순간 공이 뜨는 방향으로 달리는 동물적인 감각도 뛰어나다. 코치와 선수간 신뢰를 바탕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고 있다. 외야 수비는 리그 톱 레벨"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익훈이 지난해 5월 1군에 데뷔할 때 양상문 감독은 "수비만큼은 1,2군을 통틀어 최고 수준"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그러나 타격에서는 경험을 좀더 쌓아야 한다. 서용빈 타격코치는 "익훈이는 성장하는 과정에 있는 선수다. 아직 스윙 매카닉과 파워가 리그를 호령하기엔 부족하다. 하지만 컨택트 능력은 좋아 잠재력은 크다. 노력과 열정을 더해서 훌륭한 타자들이 갖춰야 할 좋은 습관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LG는 채은성 문선재 유강남 등 젊은 선수들이 주력 멤버로 성장했다. 안익훈도 세대 교체의 주역으로 성장할 날이 머지 않았다는 게 LG의 기대감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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