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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양~테임즈 '사고뭉치' 전락 NC, 구단에 구멍이 났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6-09-30 07:02


NC 다이노스와 SK 와이번스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18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다.
경기 전 NC 테임즈가 외야에서 몸풀기 훈련을 마친 후 덕아웃으로 들어오며 김경문 감독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9.18/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NC 다이노스가 2016시즌 끊이지 않는 악재로 야구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29일 팀의 4번 타자 에릭 테임즈(30)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테임즈가 창원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 건 지난 24일이었다. 어머니와 멕시칸 식당에서 칵테일 2잔을 마셨고 운전대를 잡았다. 경찰의 음주측정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 0.056%가 나와 운전 면허 정지됐다.

NC 구단은 이 사실을 쉬쉬하다 29일 마산 삼성과의 더블헤더 2차전 도중 배석현 단장이 기자실에 올라와 공개했다. 보도자료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도 않은 A4 한장 짜리 자료를 배포하며 짧은 설명을 덧붙였다.

테임즈는 더블헤더 1차전에 4번-1루수로 선발 출전, 3안타 3타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또 더블헤더 2차전 선발 라인업에도 4번-1루수로 이름을 올렸다가 1회초 수비를 했고, 1회말 첫 타석 때 조영훈으로 교체됐다. 테임즈의 갑작스런 교체에 NC 구단 관계자는 "휴식 차원의 배려였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드러났다.

NC 구단 수뇌부는 테임즈가 음주운전에 적발된 후 바로 보고를 받았다. 이태일 대표, 배석현 단장 그리고 운영본부장 및 일부 팀장급에선 이 정보를 공유했다고 한다. 그런데 구단 설명에 따르면 이 정보를 김경문 감독에겐 알리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이 몰라서 테임즈를 더블헤더 1차전에 출전시켰다는 것이다. 배석현 단장은 "더블헤더 1차전이 끝나고 난후 운영팀장을 통해 사실을 전달했다. 올해 너무 안 좋은 일들이 많아서 전달이 좀 늦었다"고 말했다. 구단의 다른 관계자는 "경찰의 조사 결과가 다 나온 후 감독에게 전달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선 NC 구단의 이런 프로 답지 않은 일처리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유명인의 음주운전 적발은 어떤 식으로도 만천하에 공개되고 있다. 쉬쉬한다고 해서 가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LG 정성훈의 경우는 음주운전에 걸린 게 몇달 뒤 공개돼 징계를 받은 적도 있다.

그런 전례가 있었지만 NC 구단은 5일 동안 외부로 알리지 않았다. 또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선수가 순위 결정에 중요한 경기(더블헤더 1차전)에 출전하는 걸 지켜만봤다. 일부에선 NC 구단이 밝힌 '감독은 테임즈의 음주운전 적발을 뒤늦게 알았다'는 해명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까지 보였다. 김 감독은 더블헤더 2차전 승리로 정규시즌 2위를 확정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 내 책임이다. 기쁜 날인데 마음이 무겁다. 시즌 마치고 책임질 게 있으면 책임지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NC 구단은 올해 앞서 이태양의 승부조작 재판, 이재학의 경찰조사(승부조작 혐의), 이민호의 가정불화 SNS 폭로 사건 등으로 진통을 겪었다. 선수단 관리에 큰 구멍이 뚫린 게 만천하에 드러났다. 선수들이 사고를 쳤지만 관리 소홀의 책임은 구단 경영진이 지는 게 맞다. 물론 현장 책임자인 감독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또 NC 구단은 이런 위기에서 일처리가 매끄럽지 못했다. 이태양의 승부조작 사건 때는 사실을 파악한 후 3주간 쉬쉬하다 언론 보도가 터진 후 부랴부랴 사과문을 냈다.

이재학의 경찰 조사 때는 경찰에서 실명을 먼저 공개하지도 않았는데 심적 압박을 느낀 구단이 이재학을 먼저 1군 말소했다. 이재학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은 사실무근임을 주장했고, 현재 1군으로 복귀해 선발 등판 중이다.

NC 다이노스의 모기업 엔씨소프트는 이태양 이재학 사건 이후 구단 운영의 문제점을 심도있게 진단하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이민호 테임즈 악재가 '가을야구' 문턱에서 터졌다. 2위 확정으로 축하를 받아야 할 날, NC 다이노스엔 비난과 숙제가 떨어졌다. 9구단으로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 이상으로 구단 운영 어디에서 자꾸 '구멍'이 생기는 지를 조사해야할 것이다. 선수 개인의 문제라고 치부할 단계를 넘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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