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여자야구월드컵] 결승타 양이슬 "역전 결승타는 사인 미스였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6-09-04 22:05


사진제공=여자야구월드컵 대회본부

"역전 결승타는 사인 미스였다."

승리의 주역 양이슬은 너무 솔직했다. 그는 결승타를 칠 때 벤치에서 보낸 번트 사인을 잘못 보고 그냥 방망이를 휘두렀다. 그런데 그게 한국에 승리를 안기는 소중한 결승 타점으로 이어졌다.

양이슬은 쿠바를 상대로 3안타 1타점으로 가장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그러나 한 번 홈으로 쇄도하다 태그아웃돼 동점 기회를 무산시키기도 했다. 그는 "결승타를 쳤지만 사인을 못 봐서 감독님께 너무 죄송했다. 승리해서 너무 다행이다. 내일 베네수엘라전에서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양이슬은 소프트볼 국가대표이기도 하다. 이번 여자야구월드컵을 위해 야구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는 "앞으로 소프트볼과 야구를 병행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야구 대표팀(세계랭킹 11위)이 쿠바(8위)를 무너트리며 2연승으로 상위 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2연승의 한국은 조별리그 마지막 베네수엘라전(5일 오후 6시30분) 결과에 상관없이 슈퍼라운드에 진출하게 됐다.

한국은 4일 부산 기장 현대차 드림볼 파크에서 벌어진 여자야구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서 쿠바에 4대3으로 역전승했다. 답답했던 대표팀 타선이 6회 집중력을 발휘해 경기를 뒤집었다.

한국은 3일 1차전에서 파키스탄을 10대0 대파했었다. 쿠바는 1차전에서 베네수엘라에 0대12로 완패했다. 한국은 2승, 쿠바와 파키스탄은 2패가 됐다. 베네수엘라도 2승이다. 기본 전력에서 가장 앞서는 베네수엘라는 1~2차전(쿠바, 파키스탄)서 총 29득점(1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강한 공격력을 갖추고 있다.

대표팀은 2회 쿠바에게 선제점을 내줬다. 선발 투수 이미란의 1루 송구 실책 때 2루 주자 로드리게스가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계속된 위기에서 곤잘레스의 투수 땅볼 때 3루 주자 에레라가 먼저 홈을 찍어 0-2로 끌려갔다.


대표팀은 0-2로 뒤진 2회 반격에서 1점을 따라붙었다. 8번-2루수 석은정의 적시타 때 곽대이가 득점했다. 그러나 2루 주자 양이슬은 무리하게 홈으로 쇄도하다 태그아웃됐다.

이광환 대표팀 감독은 3회 투수를 교체했다. 2이닝 2실점한 이미란 대신 고교생 에이스 김라경을 올렸다. 김라경은 4회 2사 후 연속 3안타를 맞아 1실점했다. 곤잘레스의 유격수 내야 안타 때 3루 주자 로드리게스가 홈을 밟았다.

대표팀 타선은 2회 1득점 이후 쿠바 선발 투수 소라노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3회 삼자범퇴를 당했다. 4회엔 2사 후 양이슬이 내야 안타 후 투수 보크(소라노)로 2루까지 진루했지만 석은정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득점하지 못했다.

김라경은 1-3으로 끌려간 5회 1사 후 연속 2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세번째 투수 배유가에게 넘겼다. 배유가는 연속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해 위기를 모면했다.

대표팀은 6회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썼다. 구위가 떨어진 소라노를 4안타로 두들겨 3점을 뽑았다. 정혜인의 적시타와 곽대이의 희생 번트 1타점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양이슬이 역전 결승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쳤다.

대표팀은 7회를 배유가가 무실점으로 막아 1점차 리드를 지켰다.

이광환 대표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잘 해주었다. 처음엔 긴장해서 배트가 잘 안 돌았는데 나중에 좀 풀렸다. 그동안 우리 여자야구가 홀대를 받았는데 이번 계기로 좋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B조 일본은 가장 먼저 조별리그 상위 1~2위팀이 나가는 슈퍼라운드에 선착했다. 세계랭킹 1위 일본은 이날 네덜란드를 12대0으로 완파하면서 2연승, 남은 인도전과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했다.

기장=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페이스북트위터]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