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타고투저의 시대다. 하지만 여전히 홈런은 쉽게 정복되기 어려운 영역으로 남아있다. 25일까지 KBO리그 전체에서 강타자의 상징인 '20홈런' 이상을 때려낸 타자는 14명 밖에 없다. 지난시즌에는 오직 25명만이 20홈런의 벽을 넘어섰다. 현재 추세라면 '20홈런 돌파 타자'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적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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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9회초 2사 1루 한화 김태균이 1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7.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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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에서는 현재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만이 20홈런을 넘겨 30홈런의 영역에 진입하기 직전이다. 25일까지 29개를 쳤다. 그 뒤로는 송광민과 정근우가 15개씩 쳤고, 김태균이 13개를 기록 중이다. 송광민과 정근우는 조금만 분발한다면 20홈런 고지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김태균이다. 김태균은 한화의 상징같은 인물이다. 정확성과 장타력을 겸비했다. 그는 현역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통산타율(0.322)을 기록 중이다. '타격의 달인' 고(故) 장효조 삼성 2군 감독의 기록(0.331)에 이은 역대 2위 기록이다. 통산 홈런도 266개로 역대 11위이자 현역 선수 중 4위에 마크돼 있다. 그의 최대 장점은 '꾸준함'이다. 데뷔 이후 한 시즌에 30홈런 이상 기록한 건 두 시즌(2003, 2008) 밖에 없지만, 총 14시즌 중에서 13시즌 동안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이 중 20홈런 이상 기록한 것은 7시즌이다.
2016시즌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김태균의 8번째 20홈런 이상 달성 시즌이 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선 7개 이상의 홈런이 더 필요하다. 작년같은 페이스라면 불가능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를 수도 있다.
지난해 김태균은 107경기에서 21홈런을 기록한 뒤 이후 26경기에서 홈런을 치지 못했다. 막판 26경기에서 김태균의 타율은 2할7푼3리였고, 장타율은 3할1푼8리로 떨어졌다. 전체 시즌 타율(0.316)과 장타율(0.539)에 비해 크게 저조한 수치. 막판 슬럼프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 비록 지난해 같은 경기수에 비해 홈런은 적지만, 타격 페이스가 오히려 괜찮다. 100경기 이후의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최근 13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추가했다. 타율도 3할6푼7리로 팀내에서 가장 잘 치고 있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에서 벗어난 효과를 보고 있다.
이제 한화는 3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최근 13경기에서 3홈런 추가 페이스가 유지된다면 계산상으로는 남은 31경기에서 홈런 7개 추가가 가능하다. 그러면 2년 연속 20홈런과 함께 통산 8번째 20홈런 달성 시즌을 기록할 수 있다. 과연 김태균은 20홈런 고지에 오를 수 있을까.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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