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화의 '선발 고민' 1년 내내 끊이지 않는 이유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8-26 08:59


이번에도 실패,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한화 이글스 우완선발 송은범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채 또 난타당했다. 송은범의 반복된 난조는 결국 한화의 '선발 고민'이 일 년 동안 조금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걸 상징한다.


SK와 한화의 2016 KBO 리그 경기가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6회말 한화 송은범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7.07/
송은범은 2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왔다가 3⅔이닝 만에 무려 13안타(1홈런) 3볼넷으로 12실점이나 하며 무너졌다. 흔히 하는 말을 빌자면 '비오는 날, 먼지 나듯이' NC타자들에게 두들겨 맞은 셈이다. 12실점은 송은범의 프로 데뷔 후 한경기 최다 실점 기록이다. 이날 NC전이 송은범의 역대 최악 경기였던 것이다.

송은범의 이같은 부진에 담긴 의미가 꽤 크다. 단순히 한 선수의 부진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시즌 내내 이어진 한화 구단의 고민이 반영돼 있다. 그리고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역시 이런 문제가 계속 반복될 수 있다는 걸 예고하기도 한다. 즉, 한화의 '선발 문제'는 시즌 종료시점까지도 계속 팀의 전진을 막는 악재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정황이 이런 부정적 예상을 뒷받침한다. 일단 현재 한화에는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 토종 선발진인 송은범-윤규진-이태양 중에서 압도적으로 두각을 보이는 인물을 찾기 어렵다. 그렇다고 외국인 투수가 강력한 것도 아니다. 서캠프는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기량 부족 판정을 받아 현재 2군 퓨처스리그에서 공을 던지며 다시 선발 수업을 받는 중이다. 강속구를 자랑하는 카스티요 역시 기복이 심해서 에이스다운 안정감은 없다.

에이스가 없다는 건 팀 경기 운영을 대단히 불확실하게 만든다. 에이스는 연승을 이어가게 하거나 연패를 끊어주는 인물이다. 게다가 꼭 승리가 필요한 순간에 믿고 투입하는 카드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감독들은 운용 계획을 세우고 예상 승수를 계산한다. 하지만 한화에는 지금 '계산이 되는' 선발이 단 한명도 없다.

게다가 5명의 선발 투수들에겐 치명적인 공통점이 있다. 바로 들쑥날쑥한 경기력이다. 어느 때에는 꽤 안정적이다가 한 순간에 무너지거나 혹은 전 경기에서 잘했다가 다음 경기에서 폭삭 무너지는 식이다. 그러다보니 불펜이 짊어져야 하는 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최근 한 두달 사이에 갑자기 나온게 아니라는 것. 시즌 개막 이전부터 한화는 선발진에 관해 고민했었다. 그리고 선발 안정화를 위해 많은 시도를 했다. 외국인 투수들을 바꾸기도 했고, 다양한 선수를 선발에 기용하거나 기존 선발들이 완벽한 몸상태를 만들때까지 기다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이는 분명 한화 투수 조련 및 운용 체계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는 걸 뜻한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페이스북트위터]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