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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석 대표 구속영장 청구. 히어로즈는 어떻게 되나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6-08-11 22:54


넥센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넥센 히어로즈는 어떻게 되는 걸까.

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대표에게 사기와 횡령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는 11일 이 대표에 대해 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사기와 횡령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지난 5월 재미 사업가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의 고소장을 접수하고 지난 3개월간 이 대표와 히어로즈 구단 계좌를 추적하고 관련자를 불러 조사했다. 지난 8일 이 대표를 소환해 강도높게 조사했다.

2008년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한 이 대표는 당시 메인 스폰서였던 우리담배가 계약을 파기하면서 극심한 자금난에 몰렸다. 이 대표는 2008년 7월과 8월 홍 회장으로부터 10억원씩 총 20억원을 받았다. 이 대표는 이 돈으로 KBO 가입비 120억원 중 일부를 냈다. 그런데 20억원이 성격을 두고 이 대표와 홍 회장측의 주장이 엇갈렸다. 이 대표는 홍 회장측으로부터 20억원을 빌린 것이라고 했고, 홍 회장측은 서울 히어로즈의 지분 40%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투자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대한상사중재원은 2012년 12월 홍 회장에게 지분 40%를 넘기라고 판정했다. 이 대표가 이에 불복해 법원에 중재판정 취소 청구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채무부존재확인 소송도 냈으나 최근 1심에서 졌다. 계속해서 빌렸다는 주장을 계속했던 이 대표는 이번 검찰 조사에서는 "투자금이 맞다"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이 대표가 홍 회장의 투자금 20억원 외에 야구단 직영 매점의 보증금, 광고비 등을 타인 계좌를 거쳐 자신의 개인 계좌로 건네받는 방식으로 회삿돈 50억여원을 빼돌린 정황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구단 경영은 물론, 선수단 구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현재의 강팀 넥센 히어로즈를 만들었다. 이 대표가 법적 처벌에 직면하면서 구단도 위기에 처했다.

이 대표는 2008년 현대 유니콘스를 해체 후 창단 형식으로 인수했다. 대기업의 지원없이도 구단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국 프로 스포츠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출범 초기에는 운영자금이 부족해 주축 선수를 현금 트레이드하는 등 힘든 시기를 거쳤지만, 박병호 강정호 등 스타선수를 키워내고 3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등 강팀으로 도약했다. 박병호 유한준 손승락 등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간 올시즌엔 꼴찌 후보로 꼽히기도 했으나, 젊은 유망주들이 빈 자리를 채워주면서 3위를 달리고 있다.

이 대표는 선수 스카우트와 육성에 집중해 팀을 살찌웠다. 대다수 트레이드가 이 대표를 통해 이뤄졌다. 넥센 히어로즈는 곧 이 대표를 의미했다.

이 대표의 구속과 법적 처벌 여하에 따라 넥센 히어로즈는 경영 공백이 생겨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홍 회장에게 지분 40%를 준다면 경영권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이룬 히어로즈 신화가 무너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넥센 구단은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고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6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 심리로 열린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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