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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더 은퇴한 것이 아니다? 잔여연봉 지급 규정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8-11 09:57


텍사스 레인저스 프린스 필더가 11일(한국시각)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심정을 밝히고 있다. ⓒAFPBBNews = News1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거포 프린스 필더(32·텍사스 레인저스)가 유니폼을 벗었다.

목 디스크 수술로 재활을 진행하던 필더는 최근 집도 의료진으로부터 더이상 선수로 뛸 수 없다는 소견을 듣고 유니폼을 벗기로 마음 먹었다. FOX스포츠를 비롯해 ESPN, MLB.com 등 미국 언론들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각) 필더의 은퇴 사실을 일제히 보도했다.

알려진대로 필더는 11일 레인저스의 홈구장인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은퇴를 선언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 자리에는 아내와 두 아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 텍사스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등이 참석했다. 필더는 "얼마전 의사들이 말하길, 두 차례 척추고정술(디스크 수술)을 받아 이제는 더이상 메이저리그 선수로 뛸 수 없다고 한다"며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달 30일 수술을 받은 필더는 이날 목에 보호대를 차고 회견에 임했다.

필더는 "팀 동료들과 코치들에게 감사하고 내 주변에 있던 모든 분들이 그리울 것이다. 그동안 즐거운 일도 많았다. 빅리그 팀에 오랫동안 몸담아 왔지만, 아파서 뛰지 못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는게 지금은 행복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필더는 청중석에 자리한 아내를 향해 "내 와이프에게 진정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편이 돼서 많은 도움을 줬다. 절대 의기소침하거나 우울해하지 말라고 하면서 항상 용기를 줬다"고 한 뒤 두 아들에 대해서도 "내가 기분이 우울해지기라도 하면 억지로라도 웃으라고 해줬다. 나에게 힘을 준 아들들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며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필더는 1980~1990년대 거포로 이름을 날린 세실 필더의 아들로, 메이저리그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모두 홈런왕에 오른 것은 필더 부자가 유일하다. 프린스 필더는 밀워키 브루어스 시절이던 2007년 50홈런으로 타이틀을 차지했고, 세실 필더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뛰던 1990년과 1991년 두 시즌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필더 부자는 똑같이 통산 319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거포 부자로는 앞서 바비 본즈(332홈런)와 배리 본즈(762홈런), 켄 그리피 시니어(152홈런)과 켄 그리피 주니어(630홈런)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제 관심사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잔여 연봉을 처리하는 문제다. 필더는 2012년 1월 디트로이트와 9년간 총액 2억1400만달러에 FA 계약을 했다. 이후 필더는 2013년 12월 텍사스로 트레이드됐다. 2012~2020년이 보장된 계약기간이다. 메이저리그 노사 단체협약에 따르면 선수 본인의 의지에 의한 은퇴나 범죄 등의 이유로 영구제명될 때가 아닌 이상, 부상으로 인해 뛸 수 없어 유니폼을 벗을 경우 잔여 연봉은 보장받는다.

필더는 내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총 9600만달러의 연봉이 남아 있다. 연평균 2400만달러가 4년간 필더의 계좌에 고스란히 입금된다. 이는 텍사스와 이전 소속팀 디트로이트가 나누어 부담한다. 필더의 트레이드 협상 당시 디트로이트는 연간 600만달러의 연봉을 부담하겠다고 했다. 따라서 4년간 연평균 2400만달러 가운데 텍사스는 1800만달러를 지급하면 된다. 그런데 이 액수에 대해 텍사스 구단은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MLB.com은 이날 필더의 은퇴 소식을 전하며 '4년간 9600만달러는 텍사스와 디트로이트 구단, 그리고 보험사가 공동 부담한다. 텍사스 구단은 부담 금액의 상당 부분을 보험으로 처리할 예정이고, 디트로이트는 트레이드 협상 조항에 따라 매년 600만달러를 지급한다'고 전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은퇴를 할 경우 연봉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선수 신분을 유지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필더는 텍사스 소속으로 2020년까지 앞으로 4년여 동안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등재된다. '서류상' 은퇴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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