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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했던 거포 프린스 필더(32·텍사스 레인저스)가 유니폼을 벗었다.
필더는 "팀 동료들과 코치들에게 감사하고 내 주변에 있던 모든 분들이 그리울 것이다. 그동안 즐거운 일도 많았다. 빅리그 팀에 오랫동안 몸담아 왔지만, 아파서 뛰지 못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는게 지금은 행복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필더는 청중석에 자리한 아내를 향해 "내 와이프에게 진정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편이 돼서 많은 도움을 줬다. 절대 의기소침하거나 우울해하지 말라고 하면서 항상 용기를 줬다"고 한 뒤 두 아들에 대해서도 "내가 기분이 우울해지기라도 하면 억지로라도 웃으라고 해줬다. 나에게 힘을 준 아들들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며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제 관심사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잔여 연봉을 처리하는 문제다. 필더는 2012년 1월 디트로이트와 9년간 총액 2억1400만달러에 FA 계약을 했다. 이후 필더는 2013년 12월 텍사스로 트레이드됐다. 2012~2020년이 보장된 계약기간이다. 메이저리그 노사 단체협약에 따르면 선수 본인의 의지에 의한 은퇴나 범죄 등의 이유로 영구제명될 때가 아닌 이상, 부상으로 인해 뛸 수 없어 유니폼을 벗을 경우 잔여 연봉은 보장받는다.
필더는 내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총 9600만달러의 연봉이 남아 있다. 연평균 2400만달러가 4년간 필더의 계좌에 고스란히 입금된다. 이는 텍사스와 이전 소속팀 디트로이트가 나누어 부담한다. 필더의 트레이드 협상 당시 디트로이트는 연간 600만달러의 연봉을 부담하겠다고 했다. 따라서 4년간 연평균 2400만달러 가운데 텍사스는 1800만달러를 지급하면 된다. 그런데 이 액수에 대해 텍사스 구단은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MLB.com은 이날 필더의 은퇴 소식을 전하며 '4년간 9600만달러는 텍사스와 디트로이트 구단, 그리고 보험사가 공동 부담한다. 텍사스 구단은 부담 금액의 상당 부분을 보험으로 처리할 예정이고, 디트로이트는 트레이드 협상 조항에 따라 매년 600만달러를 지급한다'고 전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은퇴를 할 경우 연봉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선수 신분을 유지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필더는 텍사스 소속으로 2020년까지 앞으로 4년여 동안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등재된다. '서류상' 은퇴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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