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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차려라."
하지만 그는 "정신 차려야 한다"는 글귀를 지우지 않았다. 아직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방심하면 언제든 시즌 초 부진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4월2일이었다. 그는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⅓이닝 12안타 5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다. 다음 등판인 4월9일 잠실 넥센전에서도 3⅓이닝 7안타 7실점으로 무너졌다. 또 5월10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도 4⅓이닝 11안타 7실점으로 상대 방망이를 견디지 못했다. 특별히 아픈 곳은 없고 구위가 떨어진 것도 아닌데 대량 실점하며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이는 본심이 아니었다. 덕아웃 한 편에서, 또 퇴근 후 집에서 끙끙 앓았다. 무엇이 문제인지, 왜 난타를 당하고 있는지 속앓이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청신 차려" 문구가 나왔다. 그는 "몇 년간 타자들이 내 패턴에 익숙해진 것 같다. 변화를 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며 "투수 코치님과 얘기도 해보고 내 경기를 다시 보면서 분석하고 있다. 반성할 부분을 철저히 반성해 고쳐나가겠다"고 속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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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3자책 이하)가 리그 1위다. 170만 달러의 연봉을 받고 있는 헥터 노에시(KIA)와 함께 8번으로 가장 많다. 한국프로야구는 이날 현재 규정타석을 채운 60명 가운데 3할 타자가 34명이나 되는 전형적인 '타고투저' 리그이지만 유희관은 버티고 있다. 사실 그는 풀타임 선발로 정착한 2014년부터 올 시즌까지 10개 구단 투수 중 가장 많은 승수(39승)을 거둔 투수이자, 가장 많은 이닝(474⅔이닝)을 소화한 투수다.
유희관은 7을 승리 후 "시즌 초반 힘들었지만 야수들이 공수에서 도움을 주면서 좋은 성적이 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했다. 또 "지난해 막판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었다. 올해는 같은 문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러닝훈련에 신경쓰고 있다"며 "감독님을 비롯해 트레이닝 파트에서 같히 신경을 써주셔서 잘 관리되는 것 같다"고 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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