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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했던 기둥이 흔들린다.
그동안 승운도 따르지 않았다. 상대 에이스와 맞붙은 경우가 많았고, 그가 등판할 때마다 타선이 침묵했다. 25일 경기도 그랬다. 1회초 KIA는 1~3번이 단타, 볼넷, 2루타를 기록하고도 선취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내야 안타를 때렸는데 불필요한 동작으로 태그아웃이 됐고, '누의 공과'로 아웃되는 상황까지 일어났다. 선취점을 냈다면 양현종이 조금 편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2경기에선 외부 요인뿐만 아니라,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이다.
선두타자 조동찬에게 좌선상을 타고흐르는 2루타를 맞았다. 희생번트로 착실하게 찬스를 이어간 삼성은 양현종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1사 3루에서 9번 김재현이 좌전 적시타를 때려 2-2.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흐름을 돌려놓은 삼성 타선은 매섭게 몰아붙였다.
3회 선제 1점 홈런을 때린 배영섭이 다시 양현종을 상대로 2루타를 터트렸다. 이어진 1사 2,3루에서 박한이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쳐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삼성이 순식간에 4-2로 경기를 뒤집었다.
계속된 1사 1,2루에서 폭투에, 포수 송구 실책까지 겹쳤다. 4번 최형우 타석 때 양현종이 던진 공이 원바운드가 됐고, 주자 2명이 모두 움직였다. 포수 이성우가 3루로 던진 공이 뒤로 빠지면서, 2루 주자는 3루를 지나 홈까지 파고들었고, 1루 주자는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진 찬스에서 삼성은 희생타로 1점을 추가했다. 6-2. 직구 스피드가 135km에서 최고 147km까지 편차가 컸다.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98개의 투구 중 변화구가 50개나 됐다.
6회를 채운 양현종은 2-6로 뒤진 7회 교체됐다. 경기는 삼성의 6대3 승리로 끝났다. 3연패 끝이다.
대구=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