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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팀 홈런 쏟아지는 대구 새구장, 펜스 높이 올려야 하나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5-25 02:05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16 프로야구 두산과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5회초 두산 민병헌이 우중월 2점 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대구=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4.02.

"펜스 높이를 올려야할 것 같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2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한 말이다. 홈런을 때리가 가장 좋은 환경인데도, 정작 홈구장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삼성이 홈런을 때리기 딱 좋은 새 안방 삼성라이온즈파크를 개장하고도 홈런에 울고 있다.

삼성은 24일 KIA전까지 정규시즌 43경기에서 홈런 34개를 때렸다. KBO리그 10개 팀 중 팀 홈런 꼴찌다. 홈런수가 줄어들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상황이 생갭다 심각하다. 삼성은 지난 겨울 두 명의 홈런타자를 잃었다. 외국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가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로 떠났고, FA(자유계약선수) 박석민은 고향팀을 뒤로하고 NC 다이노스와 계약했다.

나바로는 지난 시즌 외국인 타자 한시즌 최다인 48홈런, 박석민은 29홈런을 기록했다. 한꺼번에 77홈런을 친 두 타자가 사라졌다. 류중일 감독은 "다른 선수가 쳐준다고 해도, 최소 50홈런이 날아가버렸다"고 했다.

막연히 두 선수의 공백이 어느 정도 채워질 줄 알았는데, 최악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4번 타자 최형우가 10홈런으로 중심타자 역할을 해주고 있을뿐, 시원하게 대포를 가동해 줄 타자가 보이지 않는다. 최형우에 이어 구자욱과 이승엽 조동찬이 5홈런으로 뒤를 잇고 있다. 영원한 홈런타자 이승엽도 이전보다 파워가 많이 준 모습이다.

'거포군단'에서 '소총부대'로 전락한 라이온즈다.

홈구장에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24일까지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나온 홈런은 총 37개. 그런데 삼성 타자가 때린 홈런이 12개에 불과하다. 원정팀이 홈팀 홈런보다 2배가 넘는 25개를 때렸다. 대전구장과 사직구장, 문학구장, 고척 스카이돔도 원정팀 홈런이 더 많지만, 삼성라이온즈파크처럼 차이가 크지 않았다. 24일에는 KIA 나지완과 김주형이 삼성 에이스 윤성환을 상대로 홈런을 터트렸다. '대포'를 잃은 삼성의 비애, 오랫동안 염원했던 새 구장'의 아이러니다.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16 프로야구 두산과 삼성의 개막전이 열렸다. 사진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전경 대구=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4.01.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16 프로야구 두산과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3회말 삼성 이승엽이 우월 솔로홈런을 친 후 1루를 돌고 있다. 대구=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4.02.
삼성라이온즈파크의 좌우, 가운데 펜스까지 거리는 평균 수준이다. 중앙 펜스까지 거리가 122m이고, 좌우 99.5m, 펜스 높이가 3.2m다. 그런데 외야 펜스를 기존의 다른 구장과 달르게 곡선이 아닌 각지게 설계하면서, 좌중간과 우중간 펜스까지 거리가 짧아졌다. 좌중간 펜스를 넘겼는데도 홈런 비거리가 100m를 겨우 넘을 때가 있다.


류중일 감독은 "좌우 펜스 끝에서 안쪽 부분은 예전 구장보다 5~6m는 가까워진 것 같다"고 했다. 이전처럼 홈런타자가 많았다면 홈구장 이점을 살릴 수도 있는 구조다.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원정팀들이 쏟아내는 홈런이 당황스럽다. 류중일 감독은 "펜스를 지금보다 높여야할 것 같다"고 했다. 지금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다음 시즌 펜스 높이가 올라갈 것 같다.

대구=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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