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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눈물로 장식된 서재응-최희섭 은퇴사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5-15 19:05


팬과 동료들의 기립박수 속에 서재응과 최희섭은 가족들에 둘러싸여 천천히 그라운드를 돌았다. 가수 '봄·여름·가을·겨울'의 명곡 'Bravo my life'와 머라이어 캐리의 'Hero'가 그라운드에 울려퍼졌고, 하늘에서는 옅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그 광경을 바라보는 팬들의 눈가도 촉촉히 젖어들었다.


KIA 타이거즈가 1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8대7로 승리하며 주말 3연전을 스윕승리로 장식했다. 특히 이날 경기에 앞서 서재응과 최희섭의 은퇴식이 진행돼 더욱 값진 승리였다. 이날 KIA 투수들은 모두 서재응의 이름과 등번호를 달았고, 타자들도 최희섭의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채 경기를 치렀다. 경기 전 은퇴식에서 김기태 감독이 서재응과 최희섭에게 유니폼 액자를 선물한 뒤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서재응과 최희섭이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들은 1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앞서 은퇴식을 열었다. 이어 팀이 대접전끝에 8대7로 승리한 뒤에 은퇴식 2부 행사가 펼쳐졌다. 서재응과 최희섭은 유니폼을 구단에 반납하고 미리 준비했던 은퇴사를 발표했다. 이어 팬과 동료들의 기립박수 속에 그라운드를 한바퀴 크게 돌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서재응은 "어린시절 야구를 하면서 내가 가야할 곳은 무조건 타이거즈라 생각했습니다. 잠시 다른 꿈을 갖고 미국에 가서 뛰면서도 항상 내가 돌아갈 곳은 타이거즈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은퇴사를 시작했다. 이어 "고향에 돌아와 넘치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따뜻하게 품어준 KIA 타이거즈 선후배들이 있어 새로운 마음을 먹고 씩씩하게 8년을 더 야구할 수 있었습니다"라며 "30년을 달려온 선수생활을 이렇게 따뜻하게 마무리 할 수 있어 마음깊이 행복감을 느낍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서재응은 "이제 저는 야구인생의 등판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갑니다. 하지만 선후배의 곁을, 여러 팬분들의 곁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함께 웃고 울었고, 많은 추억을 선물해준 여러분의 따뜻했던 사랑을 항상 마음 속에 새기고 살아가겠습니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최희섭 역시 은퇴식을 마련해준 KIA 타이거즈 박한우 사장과 허영택 단장을 비롯한 임직원과 김기태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 동료 선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밝히며 은퇴사를 읽어나갔다. 최희섭은 "이 자리에서 26년간 해 온 야구선수의 생활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사실 처음 야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은퇴식에 오시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라며 "미국에서의 여덟 시즌과 한국에서의 아홉시즌의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생활은 너무 행복했고, 아쉬웠고, 감사했습니다. 이 시간 이후로는 한국에 와서 처음이자 마지막 팀이 되어 준 KIA 타이거즈를 위해 항상 응원하고 어떤 일에서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최희섭은 "이 자리에 있기까지 헌신적으로 저를 길러주신 사랑하는 부모님께 너무 감사드리고 존경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내와 아들 현준에게도 고맙고 사랑한다고 전해주고 싶습니다"라며 "KIA 타이거즈 파이팅! I love tigers"라고 우렁차게 외치는 것으로 은퇴사를 마감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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