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과 동료들의 기립박수 속에 서재응과 최희섭은 가족들에 둘러싸여 천천히 그라운드를 돌았다. 가수 '봄·여름·가을·겨울'의 명곡 'Bravo my life'와 머라이어 캐리의 'Hero'가 그라운드에 울려퍼졌고, 하늘에서는 옅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그 광경을 바라보는 팬들의 눈가도 촉촉히 젖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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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 역시 은퇴식을 마련해준 KIA 타이거즈 박한우 사장과 허영택 단장을 비롯한 임직원과 김기태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 동료 선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밝히며 은퇴사를 읽어나갔다. 최희섭은 "이 자리에서 26년간 해 온 야구선수의 생활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사실 처음 야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은퇴식에 오시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라며 "미국에서의 여덟 시즌과 한국에서의 아홉시즌의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생활은 너무 행복했고, 아쉬웠고, 감사했습니다. 이 시간 이후로는 한국에 와서 처음이자 마지막 팀이 되어 준 KIA 타이거즈를 위해 항상 응원하고 어떤 일에서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최희섭은 "이 자리에 있기까지 헌신적으로 저를 길러주신 사랑하는 부모님께 너무 감사드리고 존경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내와 아들 현준에게도 고맙고 사랑한다고 전해주고 싶습니다"라며 "KIA 타이거즈 파이팅! I love tigers"라고 우렁차게 외치는 것으로 은퇴사를 마감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