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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경기서 21타수 무안타.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이날 안타는 없었지만 타구의 질이 괜찮았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는 세 차례 타석에서 공을 모두 배트 중심에 맞혔다. 이전 경기에서는 빗맞은 땅볼이 많았지만, 이날 경기서는 3개의 타구 모두 강하게 뻗어나갔다. 특히 김현수는 첫 타석과 세 번째 타석에서 6구, 7구까지 공을 보면서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현수는 볼카운트 2B2S에서 상대 선발 알렉 애셔의 6구째 91마일 직구를 밀어쳐 왼쪽으로 뻗어가는 타구를 날렸다. 펜스 앞에서 필라델피아 좌익수 피터 버조스에게 잡히고 말았지만,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꽤나 멀리 날아갔다.
2-6으로 뒤진 7회초에도 배트 중심에 맞혔지만, 야수 정면이었다. 오른손 그렉 버크를 맞아 볼카운트 2B2S에서 7구째 87마일 몸쪽 직구를 잡아당겨 우익수쪽으로 타구를 날렸다. 김현수는 9회초 수비때 L. J. 호스로 교체되면서 이날 경기를 마쳤다. 볼티모어는 4대8로 패했다.
김현수의 무안타 행진이 길어지자 지역 언론도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볼티모어 선은 '여전히 첫 안타를 갈구하고 있는 김현수가 침묵을 깨지 못했다. 마치 그가 타구를 날리는 곳마다 누군가가 잡으려고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고 표현한 뒤 '김현수는 안타없이 21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것은 맞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다. 삼진은 지금까지 3개 밖에 안당했다'며 부진의 이유가 다른 곳에 있음을 강조했다.
결국 심리적 부담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이날은 마음을 비우고 타석에 들어선 듯 스윙 자세나 공을 보는 신중함이 이전 경기와는 달랐다.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가 무안타에 그칠 때마다 "시범경기 성적은 아무 의미가 없다. 김현수는 5월이면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응원을 보냈다.
한편, 이날까지 시범경기 9연패에 빠진 볼티모어는 11~12일 뉴욕 양키스와 홈과 원정을 오가며 2연전을 갖는다. 볼티모어와 함께 김현수도 침묵을 깰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