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전문가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되면서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진단하고 있다. 초대 MVP에 오른 프리미어12 때와 같은 타격폼이지만 같은 스윙은 아니라는 얘기다. 선수 본인도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그는 "누군가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크다. 이제 막 야구를 시작한 어린 아이와 같은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느낀다"며 "한 두 경기 못하면서 위축되고 있다"고 했다. 또 "하체부터 나와서 쳐야 하는 데 그게 안 된다"며 "정확한 타이밍에서 정확한 스윙을 해야 한다. 지금은 스윙이 많이 처져 있다. 빨리 정상궤도에 올려놓고 싶다"고 덧붙였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에게 잡히면서 모든 게 꼬이고 있다. 그는 전날 포트마이어스의 해몬드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1회 잘 맞은 타구를 날렸다. 오른손 선발 어빈 산타나의 몸쪽 낮은 직구를 제대로 잡아당겼다. 하지만 2루수 정면으로 날아가며 첫 안타가 물거품이 됐다. 이 타구만 빠졌어도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실패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다르다. 첫 시범경기인 2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이 열리기 전까지 김현수는 단 한 차례의 라이브배팅만을 소화했을 뿐이다. 야구를 하면서 처음 겪는 경험. 그래서일까. 140㎞ 중반대의 직구에도 방망이가 밀리는 모습이 잦다. 직구에 타이밍이 맞지 않으니 변화구에는 타격 폼이 와르르 무너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매타석 힘만 잔뜩 들어가는 요즘.
결국 안타 한 개가 간절하다. 야구는 멘탈 스포츠, 심리적인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안타다. 전문가들은 벅 쇼월터 감독이 "꾸준히 내보낼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김현수가 여유를 갖고 긴 호흡으로 시범경기를 치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