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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허와 실', 감독은 기록의 이면을 본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6-03-0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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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시즌 시범경기 1위는 넥센 히어로즈(6승2무3패)였다. 넥센은 정규시즌(포스트시즌 포함) 최종 성적에서 4위에 머물렀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모처럼 우승한 두산 베어스는 시범경기에서 3위(6승2무4패)를 했었다. 페넌트레이스 1위, 최종 성적 2위를 한 삼성의 시범경기 성적은 8위(5승7패)였다.

KBO리그의 역대 성적을 비교했을 때 시범경기 성적과 페넌트레이스 그것과의 연관성은 깊지 않았다. 단적인 예로 시범경기 1위팀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한 사례가 드물었다. 단일리그를 기준으로 봤을 때 1989시즌부터 지난해까지 총 25회(1999~2000 양대리그 제외) 역대 시범경기 중 1992시즌 롯데, 1993시즌 해태(현 KIA), 1998년 현대(현 넥센), 2002년 삼성, 2007년 SK까지 총 5팀이 시범경기 1위 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확률상으로 20% 정도이다.

야구인들은 시범경기에서의 '스탯'에는 '허와 실'이 있기 때문에 이걸 제대로 살펴야만 착오가 없다고 말한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선수별로 시범경기를 대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 그로인해 시범경기에서 나오는 기록을 수치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큰 의미를 부여해서도 안 된다고 말한다.

주전급 선수들은 개막전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한다. 따라서 시범경기에서 100%의 경기력을 쏟아붓지 않는다.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차지한 주전급 투수 선수들은 처음부터 긴 이닝을 책임지지 않는다. 또 구속을 처음부터 무리해서 끌어올리지도 않는다. KBO리그가 처음인 외국인 투수들은 자신의 구종을 감추는 경우도 빈번하다.

A구단 투수 코치는 "시범경기에선 투수진 운영이 정규시즌과는 다르다. 승패 보다는 우리 선수들의 기량 점검과 운영 방식을 보는데 포인트를 둔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가 마운드에서 난타를 당해도 학습 차원에서 그냥 내버려두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테스트를 받고 있는 투수는 구질 점검 차원에서 특정 구종만 연속으로 던지는 경우도 있다.

개막전 엔트리 진입 언저리에 있는 선수들의 입장은 다르다. '쇼케이스'인 시범경기에서 사활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죽기살기로 한다. 따라서 그들에겐 시범경기가 단순히 시범이 아니다. 마치 시범경기를 정규시즌 처럼 집중하고 자신의 모든 걸 보여준다.

하나의 예로 지난해 SK 내야수 박계현이 그랬다. 그는 시범경기에서 타율 2위(0.361)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작 페넌트레이스에선 타율 2할3푼1리에 그쳤다.


전문가는 "시범경기에서 갑자기 좋은 기록을 내는 선수들을 잘 살펴야 한다. 그 성적을 있는 그대로 볼 지, 아니면 이면을 살펴야 할 지를 신중하게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시범경기 스탯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다. B 감독은 "시범경기도 분명히 실전이다. 팀 경기력을 다보여주지 않고 어느 정도까지 조절하고 나와서 싸운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시범경기 성적도 하나의 참고 자료가 된다는 것이다.

2016년 KBO리그 시범경기는 8일 일제히 시작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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