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마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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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없다. 외국인 선수와 1~2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는 에이스급 투수들. 기껏해야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인 KIA 타이거즈 양현종, 다승 전체 2위(국내 1위)에 오른 두산 베어스 유희관, 탈삼진 1위 삼성 차우찬, 정도다. '가능성'의 범주를 조금 더 확대해서 보면 SK 와이번스 김광현이나 두산 장원준 정도가 외국인 선발투수들과 경쟁을 펼칠 만한 기량을 갖춘 선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건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했을 때의 이야기다. 사실 올해는 어떤 면에서 국내 에이스들이 외국인 투수들과의 경쟁에서 이겨내기가 더 힘들어졌다. 각 팀에서 팀 전력 보강을 위해 아낌없이 거액을 투자해 메이저리거급 기량의 투수들을 데려왔기 때문. 한화는 지난해 막판에 합류해 괴력을 보인 에스밀 로저스를 19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KIA 역시 헥터 노에시를 170만달러에 영입했다. 또 지난해 말 프리미어12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지크 스프루일도 70만달러에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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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투수 파트는 어느 정도 기준선을 낮추면 대항마라도 있다. 타격 부문은 절망적이다. 도루 정도를 빼고는 홈런 타율 타점 안타 장타율 출루율 등 KBO 시상 부문을 외국인 타자들이 전부 싹쓸이 할 듯 하다. 무엇보다 홈런에서 토종 타자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주던 박병호가 메이저리그로 떠나며 생긴 공백은 누구도 메울 수 없다. 그렇게 형성된 '무주공산'의 주인은 일단 NC 테임즈가 될 듯 하다.
테임즈와 다른 국내타자들의 기량은 압도적인 차이가 난다. 테임즈는 지난해 타격과 득점 장타율 출루율을 독식했다. 홈런은 박병호, 나바로에 이어 3위였다. 그런데 홈런 1, 2위가 모두 리그를 떠났다. 이제 사실상 '테임즈 세상'인 셈.
게다가 메이저리그 경력에서 테임즈보다 훨씬 뛰어났던 윌린 로사리오도 한화 소속으로 리그에 들어왔다. 리그 환경 적응 여부가 변수이긴 하지만 로사리오가 2012~2013년의 기량을 보여준다면 테임즈와 무서운 홈런 경쟁을 벌일 수 있다. 이 두 명의 톱클래스 타자를 뛰어넘을 만한 국내 타자가 있을까. 타율이나 안타에서 유한준(kt) 나성범(NC) 정도가 경쟁자다. 그러나 홈런 파트는 경쟁 불가다. 2016 KBO리그의 개인타이틀은 '외인 독주'가 대세일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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