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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양현종, 야구인생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12-31 09:51


사단법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이 12월1일 오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돔에서 프로야구 현역 선수들과 함께하는 야구클리닉 '프로야구의 빛을 나누는 특별한 날'을 개최했다. 양현종이 자신의 피규어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척돔=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2015.12.01.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최희섭에게 '최고의 시기를 한국에서 보냈다면 FA 대박을 터트릴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더니, "메이저리그로 간 걸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다. 여러가지 일을 겪었지만 수백억원을 준다고 해도 메이저리그 경험과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인 메이저리그 최초의 한국인 야수로서 자부심을 담은 말이다. 지바 롯데 마린스와 요미우리 자이언츠, 오릭스 버팔로즈에서 뛴 이승엽 등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한 선수들은 우리보다 한 차원 높은 프로야구 선수의 높은 위상을 얘기한다.

모든 프로야구 선수들의 꿈은 현재 위치에서 성공해 더 수준 높은 리그에 인정받는 게 아닐까. 성공하면 더 큰 부와 명예가 따라온다. KBO리그에서 먼저 확실한 성과를 내야 가능한 일이다. 류현진 강정호에 이어 이번 겨울에 박병호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에 직행했다. KBO리그의 높아진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자리에 선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진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돈보다 최고의 리그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다. KBO리그 최고 선수의 해외리그 도전.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현 시점에서 KIA 타이거즈 좌완 투수 양현종(27)은 해외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고 가장 경쟁력있는 선수다. 지난 2년간 KBO리그 최고 투수임을 입증했다. 2014년 16승(8패·평균자책점 4.25)을 거두며 존재감을 보여준데 이어 2015년 15승(6패·2.44)을 기록했다. 2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승을 달성했다. 외국인 투수들이 득세한 가운데 평균자책점 1위 타이틀을 따냈다. 또 2년 연속으로 170이닝 이상을 던져 내구성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했다. 한 차례 완투를 했고, 퀼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게 19경기다.

사실 2015년 시즌을 앞두고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2014년에 171⅓이닝을 던졌는데, 프로 최다 이닝 투구였다. 많은 이닝을 소화해 후유증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지난 겨울에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다가 실패했다. 포스팅 금액이 적게 나오자 KIA 구단이 이적을 불허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이 무산되자 일본 프로야구 이적을 추진했다. 이 또한 구단이 허락하지 않았다. 허탈감을 채워줄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양현종은 이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고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었다.


1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2연전 두 번째 경기가 열렸다. 한화 안영명과 KIA 양현종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힘차게 투구하고 있는 양현종.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9.16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데일리스포츠가 31일 한신 타이거즈가 시속 150km를 던지는 좌완 양현종을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양현종을 주시해 온 한신이 내년에도 구단 스카우트를 한국으로 보내 계속해서 체크한다고 했다. 1년 후 일인데도 벌써부터 양현종의 거취가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다. 양현종은 2016시즌을 채우면 완전 FA(자유계약선수)가 돼 이적에 제약이 없다. 왼손투수라는 강점도 있다.

양현종이 최근 2년간 거둔 성적을 이어간다면 2016년 시즌이 끝나고 여러가지 선택권을 쥐게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에 다시 도전할 것인지, 메이저리그에 비해 위험부담이 적은 일본행을 결정할 것인지 고민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2016년이 양현종의 야구인생에 분수령이 될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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