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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악문 서건창 "200안타 타격폼 안 바꾼다"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12-23 19:35 | 최종수정 2015-12-24 00:23


넥센 새 주장 서건창이 "내년 시즌 파격적인 폼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포츠조선 DB.

"급격한 타격폼 변화는 없을 겁니다."

넥센 주장 서건창(26)의 말이다. 어쩌면 신인 때보다 더 중요한 내년 시즌.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그는 올 시즌 외부 요인, 내부 요인에 의해 만족스러운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전자는 예기치 못한 무릎 부상, 후자는 자발적으로 시도한 타격폼 변신이다. 먼저, 시즌 초인 4월10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고영민의 다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왼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재활 기간만 약 2개월. 한 쪽 다리에 보조기를 찬 상태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독한 모습을 보였지만, 복귀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또 이 때문에 1루에서 전력 질주, 충돌에 대한 트라우마까지 생겼다.

타격폼 변신은 사실 캠프 때부터 준비했다. 더 잘 치고 싶은 욕심. 과감히 옛 것을 버리기로 결심한 터였다. 이에 부상을 털고 돌아온 뒤 며칠이 지났을까. 7월9일 목동 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 때부터 두 손을 귀 높이까지 올리기 시작했다. "상대가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더 강하게 공을 때리고 싶고, 멀리 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마치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을 보는 듯 했다. 이승엽도 지난 2002년 47홈런으로 리그를 집어 삼킨 뒤 비슷한 이유로 타격폼을 바꿨다. 결과는 이듬해 56홈런 대폭발. 그렇게 서건창도 새로운 폼으로 15경기 정도를 소화했다. 이 때 넥센 코칭스태프는 별 다른 조언 없이 그가 만들어 낼 결과물을 기다렸다.

하지만 시즌 중반 추진한 갑작스러운 변화는 긍정이 아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10경기 동안 1할대 타율에 머물렀고 장기인 밀어치기도 실종됐다. 전문가들은 "너무 성급하게 폼을 바꿔 밸런스가 무너졌다", "부상으로 경기 감각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감이 없을 수 있다" 등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어쨌든 그는 8월 중순부터 완전히 예전의 폼으로 돌아갔다. 두 팔을 몸에 바짝 붙인 상태로 타석에 서 공을 최대한 몸에 붙여놓고 방망이를 돌렸다.

그리고 2016년. 서건창이 "올해처럼 급격한 타격폼 변신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24일 전화통화에서 "아직 캠프를 가기 전이고, 기술적인 훈련이 아닌 웨이트 트레이닝 등 체력 훈련을 하는 단계이다.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할 게 없다"면서도 "다만 양 팔을 몸에서 떼는 등의 변화는 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아쉬움만큼이나 느낀 부분도 많다. 목동구장에 나가 선후배들과 몸을 만들면서 캠프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결국 200안타의 신화를 만든 2014시즌의 모습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로 해석된다. 당시 그는 KBO리그 사상 최초의 한 시즌 201안타, 역대 최다 멀티히트(66개), 역대 최다 득점(135점), 역대 최다 3루타(17개) 등 타석에 설 때마다 새 기록을 만들어 갔다. 특히 2014년은 144경기 체제가 아닌 128경기 체제였다. 올해 유한준(kt)이 188안타로 최다안타왕에 오른 것을 감안했을 때, 1년 전 128경기를 뛰며 201안타를 친 서건창은 정말 대단했다. 선수 본인도 이 때의 맛을 다시 보고 싶어 한다.

연봉 협상을 단번에 끝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는 23일 구단 관계자와 만나 3억원에서 4000만원 삭감된 2억6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애초 협상을 길게 끌고 싶지 않았고, 현재 모든 포커스를 내년에 맞춘 상태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잠정적으로 내년 시즌 3번 타자는 서건창이다. 가장 컨택트 능력이 뛰어난 타자 아닌가"라며 "부상만 없다면 1년 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높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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