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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대박 박석민 안타 1개 1670만원, 정우람 공 1개에 180만원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12-02 05:57


2015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2일 대구구장에서 열렸다. 2회말 무사 삼성 박석민이 좌월 솔로포를 치고 있다.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9.22/

매년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열리면 드라마 재방송처럼 비슷한 장면이 연출된다. 30억~40억원대 계약은 이제 더이상 주목받는 뉴스가 아니다. 4년 기준으로 총액 100억원에 육박하는 대형 계약 소식이 한숨과 탄식을 동반해 날아든다. 대다수 구단이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물밑에선 다른 모습으로 움직인다. FA 몸값 폭등과 '거품'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식상하다. 구단이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비정상적인 일인 건 분명한데, 수요와 공급에 따라 시장이 결정할 일이다. 아직까지는 기업구단의 모기업이 감내할 만한 수준의 금액이라는 해석도 있다. 지속적인 몸값 상승에 프로야구의 높아진 위상, 가치가 반영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잇단 대형 계약이 프로야구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고, 시장 규모를 넓히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큰손'으로 발돋움한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같은 구단이 있고, 넥센 히어로즈처럼 선수 육성을 통해 꾸준히 성적을 내는 팀이 있다.

다만, 투자한 금액 대비 성적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구단마다 평가 잣대가 다르겠으나 분명한 투자 효과가 있다면, 치솟은 몸값을 탓할 일도 아니다. 두산 베어스가 지난해 말 좌완 투수 장원준을 잡지 않았다면 올해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가능했을까.

올해 '대박 드라마'의 주인공 박석민(30·삼성 라이온즈→NC 다이노스), 정우람(30·SK 와이번스→한화 이글스), 손승락(33·넥센 히어로즈→롯데 자이언츠), 유한준(34·넥센 히어로즈→kt 위즈)은 어느 정도 성적을 내야 '욕'을 먹지 않을까. 이들을 영입한 구단들의 기대치는 어느 정도일까. 과감한 '투자'였는 지, 아니면 무모한 '돈질'이었나는 향후 성적으로 판가름이 나게 돼 있다.


SK와 롯데의 2015 KBO 리그 경기가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SK 정우람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9.09/
팀을 옮긴 FA '빅4'의 몸값을 올해 성적에 대비해 살펴보자. FA를 앞둔 선수들은 해당 시즌에 최고 성적을 내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FA로이드(FA를 앞둔 선수가 스테로이드같은 금지 약물을 복용한 것처럼 각성해 최고의 성적을 올린다는 의미)'이다. 올해 성적이 해당 선수의 최고 성적으으로 남게 될 가능성도 있다.

4년간 총액 96억원, 연간 24억원. 다이노스의 일원이 된 박석민이 4년간 플러스 옵션 10억원을 포함해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이다. 올시즌 삼성 소속으로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1리, 144안타, 26홈런, 116타점. 경기 내외의 여러가지 조건을 단순화해 성적으로만 따져보자. 135경기에 나섰으니 1경기당 대략 1780만원, 안타 1개당 1670만원꼴이다.

올해 KBO리그 1군 선수 평균 연봉은 1억9325만원(외국인 선수 제외)이었다. 박석민 한명의 몸값이 1군 선수 12명의 연봉에 해당된다. 해당 FA 연봉의 300%를 원소속 구단에 내줘야 하는 보상금은 제외한 금액이다.

'불펜 특급' 정우람은 2015시즌에 69경기에 등판해 70이닝을 던져, 7승5패16세이브11홀드,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했다. 압도적인 성적으로 보기 어려운 내용이다. 4년간 총액 84억원에 계약, 연간 급여로 환산하면 21억원. 이닝당 3000만원, 아웃카운트 1개당 1000만원이다. 올해 정우람은 1155개의 공을 던졌다. 투구수 1개당 약 180만원을 벌어들이게 된다.


2015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3일 대전 한화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넥센 유한준
대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9.03/
58경기에 나서 61⅓이닝, 4승6패23세이브, 평균자책점 3.82. 히어로즈 마무리 투수 손승락은 롯데가 제시한 4년간 총액 60억원 계약서에 사인했다. 연간 15억원꼴이다. 1이닝을 던질 때마다 2460만원, 274명의 타자를 상대했으니, 타자 1명당 547만원.


유한준은 히어로즈 팀 동료인 손승락과 같은 '4년-60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번 시즌 139경기에 나서 타율 3할6푼2리, 188안타, 23홈런, 116타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근육을 키워 장타격을 끌어올리면서 가치를 높였다. 안타 1개당 약 780만원, 경기당 1080만원을 받게 되는 셈이다. 물론, 수준급 외야 수비 능력은 별개다.

내년 시즌 대박 FA들이 얼마나 팀에 기여할 지 궁금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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