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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공불락' 오타니, 한국 타선 어떻게 공략해야 하나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11-17 01:46 | 최종수정 2015-11-17 01:48


8일 오후 일본 삿포로돔에서 프리미어 12 개막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열렸다.

4회초 이대호를 병살처리하며 이닝을 끝낸 일본 오타니가 기뻐하고 있다.

쿠바와 슈퍼시리즈를 통해 최종 점검을 마친 야구대표팀은 6일부터 일본 훗카이도 삿포로에서 2015 WBSC 프리미어 12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프리미어 12는 8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한국과 일본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일본과 대만에서 21일까지 14일 동안 진행된다.
삿포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1.08.

오타니 쇼헤이. 일본이 전 세계에 자랑하고 싶은 영건이다.

최고 162㎞의 무시무시한 광속구를 뿌린다. 실제 삿포로 돔에서 열렸던 프리미어 12 개막전에서 김현수에게 뿌렸던 패스트볼은 161㎞가 나왔다. 실제 150㎞ 후반대의 구속이 꾸준히 찍였다.

여기에 초고 147㎞의 포크볼을 던졌다. 이쯤되면 '만화 캐릭터'나 '사기 캐릭터'다.

하지만 그는 현실 속의 인물이다.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프리미어 12 4강전을 치른다. 상대는 또 일본이다. 선발은 또 다시 오타니다. 그를 넘지 않고는 결승 무대에 갈 수 없다. 과연 그를 어떻게 공략해야 할까. 약점은 없을까.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그는 니혼햄 파이터스 소속이다. 홈 구장이 삿포로 돔이다. 의도된 개막전 장소였다. 일본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오타니를 선발로 내세워 대회 흥행몰이를 하겠다는 의미. 때문에 일본 대표팀은 일찌감치 오타니를 한국과의 개막전 선발로 내정했다.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오타니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곳. 하지만 한국 타자들은 그렇지 않다. 고척돔에서 쿠바와의 평가전을 치렀지만, 한국 타자들에게 삿포로 돔구장은 낯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시즌이 끝난 뒤 타격감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물론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됐다고 해도 오타니의 완벽한 공은 치기 힘들었다. 그러나 야구는 미묘한 곳에서 결정적 요인을 만든다.


장소는 이제 도쿄돔이다. 게다가 오타니와 한 차례 맞대결해 봤다. 타격감도 어느 정도 올라왔다.

사실 오타니의 제구력은 그리 정교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패스트볼은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었다. 주자가 있을 때 흔들리는 모습도 있었다. 그런데 개막전만큼은 완벽했다. 160㎞ 안팎의 패스트볼이 대부분 타자 무릎 쪽으로 꽂혔다. 개막전이 오타니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었다면, 4강전은 그렇지 않다. 미묘하게 흔들릴 수 있고, 그런 약점을 한국 타자들이 파고들 수도 있다.

어떻게 공략할까

기본적으로 오타니는 매우 뛰어나다. 현 시점에서 메이저리그에 입성해도 최소 10승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선발투수다. 적응 여부에 따라 톱 클래스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다.

그는 개막전에서 91개의 공을 던졌다. 6이닝 2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이었다. 매우 공격적인 피칭이었지만, 중간중간 제구가 말을 듣지 않는 모습도 있었다.

그는 강속구로 상대 타자를 현혹시킨 뒤 실제 결정구는 포크볼을 많이 사용했다. 포크볼의 컨트롤이 매우 좋았는데, 스트라이크 존에서 패스트볼처럼 오다가 뚝 떨어졌다. 도저히 타자 입장에서는 헛스윙할 수밖에 없는 공이었다.

경기 당일 오타니의 제구력이 관건이다. 개막전과 같이 완벽한 제구를 구사한다면, 기본적인 대응밖에 세우지 못한다. 히팅 포인트를 좀 더 앞당긴 채 타격하는 수밖에 없다. 3구 안에 공략하지 않으면 매우 불리하다.

기본적으로 패스트볼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 같다. 오타니는 매우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패스트볼 뿐만 아니라 컷 패스트볼, 고속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까지 쓴다.

결국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 고속 슬라이더는 배트가 나오는 같은 타이밍에서 대처할 수 있다. 오히려 오타니 입장에서는 컷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는 던지기 쉽지 않다. 개막전에서 패스트볼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던 한국 타선이다. 패스트볼보다 약간 느린 공에 오히려 타이밍이 더 잘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패스트볼로 정면승부할 가능성이 높고, 볼 카운트가 몰릴 경우 제구력을 갖춘 포크볼은 대처하기 더욱 어렵다.

제구가 흔들린다면, 한국 타선의 공략 포인트는 더욱 다양해질 수 있다. 타자들에 따라 구종이나 존을 설정해 조금 더 명확하게 공략할 수 있다. 그래도 쉽지 않은 오타니의 공이다.

하지만 절체절명의 4강이다. 오타니의 유일한 약점은 현 시점에서 경험이다. 경기 중 일어나는 다양한 변수에 대한 대처능력은 아무래도 한국 타선이 낫다. 분명한 것은 개막전보다 이번 4강전에는 그런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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