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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KBO리그에서 큰 수확중 하나는 장원준(두산)의 재발견이 아닐까.
장원준은 2008년 12승을 거두면서 처음으로 두자릿수 승리를 거뒀고, 이후 계속 10승 이상을 했다. 허나 팬들은 장원준의 실력보다 타선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 롯데의 타선이 무시무시했기 때문. 지난 2011년 180⅔이닝을 던지면서 15승6패를 했을 때 인식이 조금 바뀌기 시작했으나 곧 군 입대로 다시 팬들의 기억에서 멀어졌다.
꾸준히 두자릿수 승리를 거두고 140이닝 이상을 소화했으나 국제대회에 한번 나가지 못했다. 류현진 김광현 봉중근 양현종 등 좋은 왼손 선발이 많았기에 이들이 발탁되면서 같은 왼손 선발인 장원준이 들어갈 틈이 없었다.
허나 그러한 인식은 포스트시즌 때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오히려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면서 그를 다시보는 팬들이 많아졌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6이닝 동안 6안타 2실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고, NC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상대 스튜어트와 치열한 선발대결을 펼쳐 7이닝 동안 4안타 무실점의 쾌투를 선보였다. 팀이 1대2로 역전패했지만 장원준의 피칭은 인상적이었다. 한국시리즈로 가는 분수령이 된 5차전에선 6이닝 4실점으로 안정적인 피칭을 하며 팀을 한국시리즈로 올렸다. 1승1패에서 맞붙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7⅔이닝 6안타 1실점의 완벽투로 팀을 승리로 이끌며 우승으로 가는 다리를 놓았다.
포스트시즌 4경기서 3승에 평균자책점 2.36으로 니퍼트와 함께 원투펀치로서 두산의 14년만의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는 프리미어12로 이어졌다. 11일 도미니카공화국과의 B조 예선 2차전서 6이닝 1실점으로 팀의 역전승에 발판을 만들어줬다.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였던 도미니카공화국의 미겔 테하다 감독이 메이저리그급 피칭이라고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괜찮게 던지지만 임팩트가 없는 왼손투수로 인식돼던 장원준이 이제는 확실하게 대한민국 야구에서 한 축을 맡는 투수가 되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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