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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지영. 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5.08.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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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해도 아찔한 순간이다.
삼성 안방마님 이지영은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르다 식은땀을 흘렸다. 에이스 피가로의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았기 때문이다. 피가로는 이날 3⅓이닝 10피안타 2볼넷 6실점하고 박근홍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82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삼진은 2개 밖에 없었고 3회를 제외하면 매 이닝이 불안했다. 그는 올 정규시즌에서 '6이닝 보증 수표'로 불렸다. 25차례 선발 등판 중 5회 이전에 마운드를 내려간 적이 단 한 번. 그것도 나지완에게 헤드샷을 던져 퇴장당했을 뿐이다. 하지만 시즌 막판 어깨 부상 탓인지 직구 최고이 150㎞를 넘지 못했다. 140㎞ 중반대에서 형성되다 보니 두산 타자들은 베팅볼 치듯 어렵지 않게 때렸다.
이지영은 27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 앞서 "볼이 안 좋았다. 변화구가 밋밋했고 직구는 가운데로 몰렸다"며 "평소 파울이 됐을 타구들이 앞으로 날아갔다. 머릿속이 백지가 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두산 타자들이 잘 치긴 하더라. 2번 허경민 3번 민병헌 4번 김현수가 모두 잘 쳤다"며 "뭘 던져도 맞는 날이었다. 변화구가 예리하지 못한 데다 스트라이크 존을 한 참 벗어나 볼배합이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그래도 한국시리즈 1차전을 가져갔다. 피가로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박근홍, 권오준, 백정현 등이 7회까지 버텨주면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이지영도 "뒤의 투수들이 잘 막아줘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단기전이라고 볼배합이 달라지는 것은 없고 투수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공을 요구한다"며 "질 뻔 했던 게임을 가져와서 팀 분위기가 좋다. 특히 1차전을 잡는 것과 놓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차전 선발 장원삼에 대해 "즐기는 스타일이다. (장)원삼이 형 같은 왼손 베테랑 투수가 별로 없지 않은가"라며 "(장)원삼이 형이 잘 던질 것이다"고 말했다.
대구=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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