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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도전자? 도박 파문이 만든 상황 역전 한국시리즈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5-10-22 09:05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이 올시즌 한국시리즈에 이상한 기류를 만들었다.

정규리그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승리팀의 상황이 역전되는 느낌이다. 마치 플레이오프 승리팀이 더 앞서고 마치 우승하지 못하면 안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삼성은 20일 김 인 사장이 직접 나서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을 받고 있는 투수 3명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의혹을 받고있는만큼 엔트리에서 제외해 떳떳하게 한국시리즈를 치르겠다는 것.

팀의 정규리그 5연패에 큰 보탬이 됐던 주축 투수들이 빠지게 돼 삼성의 사상 최초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먹구름이 꼈다. 류중일 감독이 부임한 이후 그야말로 최대 위기다. 빠진 3명의 투수의 존재감이 워낙 큰데다 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서는 투수가 중요하기 때문. 강타선을 자랑하던 2위 NC가 플레이오프 1차전서 두산 니퍼트에 9회까지 3안타 무득점으로 무릎을 꿇었고, 2차전서도 두산 선발 장원준에게 7회까지 4안타 무득점을 보였다. 두산도 2차전서 NC 스튜어트에게 3안타 1득점에 그치며 완투승을 헌납했다. 아무리 좋은 타자들도 투수들이 잘던지면 치기 힘든게 야구다. 삼성이 그동안 4년 연속 우승을 한 것도 선발-중간-마무리가 탄탄한 투수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달성한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이 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우승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이젠 상황 역전이다. 삼성 투수진을 보면 확실히 위력이 떨어졌다. 선발진은 그나마 돌아가지만 불펜이 걱정이다. NC든 두산이든 상관없이 접전상황에서 상대 타선을 확실하게 막아줄 투수가 보이질 않는다.

삼성의 장점으로는 3주를 쉬어 넘쳐나는 체력이다. 플레이오프를 치르느라 지친 상대 타자를 넘쳐나는 구위로 밀어붙여야 한다. 그러나 힘이 있어도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실력이 떨어진다면 오히려 난타당할 수 있다. 플레이오프 승리팀은 체력은 떨어졌을지라도 부상이 아닌 이상 주축 선수가 빠지지는 않는다. 눈에 보이는 전력상으론 플레이오프 승리팀이 더 좋아 보이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플레이오프 승리팀은 아무리 삼성이라도 우승을 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한국시리즈 직행을 하지 않았음에도 우승을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발전할 수 있다. 플레이오프 승리팀이라 부담이 없어야 하는데 더 부담을 갖고 경기에 나서게 된다.

삼성은 체력을 비축했다고 해도 전력상 상대에 떨어진다. 준우승에 그치더라도 누가 비난할 수가 없는 전력이다. 선수들이 우승에 대한 부담을 덜고 경기에 임할 수 있다. 만약 이런 전력으로 우승하게 되면 야구팬 모두가 삼성의 5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인정하고 축하해줘야 한다. 삼성 류중일 감독 역시 어려움을 딛고 우승으로 만든 진정한 명장 대열에 오를 수 있다.

플레이오프 승리팀이 우승에 대한 부담을 갖고 정규리그 우승팀이 도전자의 입장에 서게되는 이상한 한국시리즈. 그래서 그 결과가 더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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