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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또 다른 문제, "차라리 안 뽑혔으면"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10-21 08:44


김인식 프리미어12 대표팀 감독. 스포츠조선DB

삼성 선수들의 해외 원정 도박 파문이 프리미어 12 대표팀에도 불똥이 튀었다.

삼성은 20일 오후 7시 30분 대구 시민운동장 관리소 2층 VIP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3명의 선수들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넣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김 인 사장이 직접 나와 대국민 사과문을 읽었다. 이 자리에서 삼성은 의혹을 받고 있는 선수들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아직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시리즈 엔트리가 발표되는 25일이면 마운드에서 빠진 주축 선수들의 이름은 만천하에 드러날 예정이다.

문제는 프리미어 12다. 곧 밝혀질 이들 3명은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KBO 관계자는 플레이오프 1,2차전이 열린 창원에서 "우리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규정상 엔트리 변경이 가능하다"며 "문제가 되는 선수들을 엔트리에서 빼는 게 맞다"고 밝혔다.

후보는 여러 명이다. 당장 예비 엔트리에 들었다가 최종 엔트리에서 낙마된 류제국(LG) 유희관(두산) 양현종(KIA) 박종훈(SK) 윤석민(KIA) 오승환(한신) 한현희(넥센) 함덕주(두산) 등이 있다. 그 중 양현종과 윤석민은 어깨와 팔꿈치 통증으로 전력 피칭이 불가능한 상황. KBO는 "둘을 뺀 나머지 선수들을, 또 예비 엔트리에는 없지만 기량이 좋은 모든 선수들을 대상으로 후보군을 추려 빈 자리를 메우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발생한다. 누가 대체 선수로 이름을 올리든, 마음을 돌리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최종 엔트리에서 탁락한 선수들은 더 그렇다. 이미 태극마크를 달기 힘든 몇 가지 이유가 공개된 와중에 도박 파문이 불거져서야 대표팀에 승선하는 꼴이 선수 스스로 썩 마음에 내키지 않는 모양새다.

물론 대표팀은 늘 영광스러운 자리다.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프로 입단, 1군 무대, 태극마크로 이어지는 과정을 꿈 꾼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혀 다른 얘기다. "차라리 안 뽑혔으면 한다"고 말하는 선수들이 더 많다.

한 야구인은 "지금 프리미어 12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 이런 분위기에서 기존 엔트리에 들어가 있는 선수는 물론 새로 뽑힌 선수들도 대회 참가가 달갑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 대회는 특히 동기 부여가 크지 않다. 단지 애국심을 내세워 국가와 한국 프로야구를 위해 뛰어달라고 주문한다면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래저래 삼성 도박 파문으로 한국 프로야구가 시끄럽다. 최고의 가을 축제인 한국시리즈, 최고의 선수들이 대표팀이 벌써부터 '반쪽'의 오명을 뒤집어썼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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