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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막막할까.
김경문 NC 감독이라고 이를 모를 리 없었다. 3연전 중 둘을 앞 뒤로 붙여 등판시키면 정반대 투구 동작에서 오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부터 스튜어트가 먼저, 다음날 해커가 등판했다. 상대 타자들은 연이틀 막막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결국 이 같은 로테이션은 둘 모두 엄청난 성적을 올릴 수 있던 원동력이 됐다. '가을야구'라고 다를 건 없었다.
앞서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점 차 열세를 뒤집은 두산 타선은 플레이오프 들어서도 여전히 타격감이 좋았다. 1차전에서 해커가 4회까지 4실점하고 조기 강판 당하는 의외의 장면이 연출됐다. 하지만 2차전에서는 달랐다. 스튜어트가 9회까지 3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완투승을 거뒀다. 8회 오재원에게 솔로 홈런을 내줬을 뿐, 이렇다 할 위기도 없었다.
두산 타자들은 전날 아주 느린 해커의 투구 템포에는 잘 적응했지만, 하루 뒤 아주 빠른 투구 템포에는 고전했다. 몸쪽 바깥쪽을 가리지 않고 윽박지르고 보는 스튜어트의 배짱에 철저히 눌렸다. 경기 전 두산 간판 김현수는 "개인적으로 스튜어트가 해커보다 까다롭다. 공을 보고 치기에는 구위가 워낙 좋다. 힘으로 던지는 느낌이 든다"고 했는데, 실제로 대부분의 타자가 힘에서 밀렸다. 여기에는 분명 '느리게 느리게'에 익숙해진 눈과 몸이 하루 만에 '빠르게 빠르게'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분도 컸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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