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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의 팀 슬로건은 단순하고 명료하다. '거침없이 가자.' 선언적인 의미? 아니다. 현실에서 구현되고 있다. 호쾌한 타격, 무모하다는 걱정을 살 정도로 묵직한 야구가 그라운드에 펼쳐진다. 팀 슬로건처럼 NC 야구는 거칠 게 없다. 그 중심에 김경문 감독이 있다.
그래도 김 감독은 이틀 연속 같은 스타팅 라인업을 냈다. 18일 1차전에 선발로 나선 선수들을 19일 2차전에 그대로 내보냈다. 전날 타선이 병살타 2개에 3안타 무득점에 그쳤지만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상대 선발 투수가 좌완 장원준이었는데도 그랬다. 좌타자들을 그대로 가져갔다. 김 감독은 "지금 라인업이 연승을 탈 수도 있는 최상의 라인업이다. 욕을 먹더라도 실패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게 '김경문 스타일'이다.
정규 시즌 후반에 만난 김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와 선두 싸움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중위권 전력으로 알았던 NC가 선전하는 게 선수들 덕분이라고 했다. 이번 포스트 시즌 마찬가지다. KBO리그 최초로 주전 야수 9명 전원이 규정타석을 채운 다이노스다. 김 감독은 NC 베스트 라인업을 신뢰하고 있다. 감독과 선수가 하나로 강력하게 묶여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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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했다면 무모했다는 비난을 들을 수도 있었지만 김 감독의 뚝심의 승부사였다. 그는 "이기고 싶었다"고 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김 감독은 3차전 때 타순 조정을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예상을 깨고 40세 베테랑 손민한(40)을 3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3안타 영봉패. 되돌려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7회까지 2안타 무실점 역투를 펼치던 선발 재크 스튜어트가 8회초 1사후 1점 홈런을 맞았다. 2-1 역전에 성공하자 김 감독은 스튜어트를 9회에도 마운드에 올렸다. 투구수 122개, 3안타 완투승. 김 감독은 이날 경기를 스튜어트에게 맡기고 싶었고, 맡겨야할 것 같았다고 했다.
두산이 '장군'을 부르자, NC가 힘차게 '멍군'을 불렀다. 이제 다시 원점이다. 포스트 시즌이 깊어간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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