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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 무모함? 승부사 김경문 감독은 거침이 없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10-20 06:01


19일 오후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과 NC의 경기가 열렸다. 2대1로 승리한 후 NC 김경문 감독이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창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19.

NC 다이노스의 팀 슬로건은 단순하고 명료하다. '거침없이 가자.' 선언적인 의미? 아니다. 현실에서 구현되고 있다. 호쾌한 타격, 무모하다는 걱정을 살 정도로 묵직한 야구가 그라운드에 펼쳐진다. 팀 슬로건처럼 NC 야구는 거칠 게 없다. 그 중심에 김경문 감독이 있다.

좌고우면하지 않는 김 감독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난 플레이오프다.

18일 1차전에서 0대7 영봉패. 두산 베어스 선발 투수 더스틴 니퍼트의 구위에 꽁꽁 묶였다. KBO리그 최강 타선이 3안타에 그쳤다. 떨어진 실전감각을 걱정했는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충분히 쉬면서 플레이오프를 준비한 정규시즌 2위 NC가 쫓기는 입장이 됐다. 더구나 에이스 에릭 해커를 내세우고도 1차전을 내주지 않았던가.

그래도 김 감독은 이틀 연속 같은 스타팅 라인업을 냈다. 18일 1차전에 선발로 나선 선수들을 19일 2차전에 그대로 내보냈다. 전날 타선이 병살타 2개에 3안타 무득점에 그쳤지만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상대 선발 투수가 좌완 장원준이었는데도 그랬다. 좌타자들을 그대로 가져갔다. 김 감독은 "지금 라인업이 연승을 탈 수도 있는 최상의 라인업이다. 욕을 먹더라도 실패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게 '김경문 스타일'이다.

정규 시즌 후반에 만난 김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와 선두 싸움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중위권 전력으로 알았던 NC가 선전하는 게 선수들 덕분이라고 했다. 이번 포스트 시즌 마찬가지다. KBO리그 최초로 주전 야수 9명 전원이 규정타석을 채운 다이노스다. 김 감독은 NC 베스트 라인업을 신뢰하고 있다. 감독과 선수가 하나로 강력하게 묶여 있는 것 같다.


19일 오후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과 NC의 경기가 열렸다. 2대1로 승리한 후 NC 지석훈이 김경문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창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19.
2차전 8회초 오재원에게 1점 홈런을 내줘 0-1. 1차전을 내준 상황에서 심리적인 압박감이 심했을 것이다. 그런데 무사 1루에서 다이노스 벤치는 희생번트를 준비했던 지석훈에게 강공을 지시했다. 앞 타석에서 병살타, 외야수 플라이로 물러났던 지석훈이다. 지석훈은 보란듯이 두산 두번째 투수 함덕주를 상대로 동점 적시 2루타를 때렸다. 지석훈은 이후 결승득점까지 했다. 뚝심으로 만들어낸 역전승이었다.

실패했다면 무모했다는 비난을 들을 수도 있었지만 김 감독의 뚝심의 승부사였다. 그는 "이기고 싶었다"고 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김 감독은 3차전 때 타순 조정을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예상을 깨고 40세 베테랑 손민한(40)을 3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3안타 영봉패. 되돌려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7회까지 2안타 무실점 역투를 펼치던 선발 재크 스튜어트가 8회초 1사후 1점 홈런을 맞았다. 2-1 역전에 성공하자 김 감독은 스튜어트를 9회에도 마운드에 올렸다. 투구수 122개, 3안타 완투승. 김 감독은 이날 경기를 스튜어트에게 맡기고 싶었고, 맡겨야할 것 같았다고 했다.

두산이 '장군'을 부르자, NC가 힘차게 '멍군'을 불렀다. 이제 다시 원점이다. 포스트 시즌이 깊어간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19일 오후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과 NC의 경기가 열렸다. 2대1로 승리하며 완투승을 거둔 NC 스튜어트가 부인과 키스를 하고 있다. 창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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