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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관전평] 손승락의 쾌투, 대역전 가능하다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10-11 18:37


박병호가 삼진 아웃을 당했을 당시 장면. TV 중계화면 캡처

야구엔 100%가 없다. 수많은 경우의 수, 가정, 환희와 아쉬움이 응축돼 있다. '독한 관전평'은 승리팀이 다음 단계 도약을 위해 채워야할 부분을 들여다 본다. '착한 관전평'은 진 팀의 아쉬움 속 진한 여운을 헤아린다. 가을 잔치에 초대된 팀들은 한 시즌 칭찬받아 마땅한 시간들을 보냈다. 그들의 진한 땀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본다. <편집자 주>

박병호(넥센) 얘기부터 해야 겠다. 매 경기가 끝나면 관중에게 90도로 인사하는 박병호가 그렇게 화내는 건 처음 본다.

11일 잠실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 넥센이 2-3으로 뒤지던 6회 1사 후였다. 박병호는 풀카운트에서 장원준이 던진 몸쪽 슬라이더에 '움찔' 했다. 다행히 방망이를 멈추면서 곧장 1루로 걸어나갈 준비를 했다. 하지만 전일수 주심은 스트라이크 선언을 했다. 헛스윙도 아닌, 공식 기록은 스탠딩 삼진이다. 그런데 두산 포수 양의지의 미트는 바닥에 닿았다. 누가 봐도 볼에 가까웠다. 격하게 흥분한 박병호. 넥센 선수들도 함께 동요됐다.

과연 이런 조건에서 이길 수 있는 팀이 있을까. 전날 나온 김재호의 사구 장면은 정확한 판단이 힘들었다 해도, 이건 아니다. 넥센은 7일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연장 11회 혈투를 벌였다. 전날에도 연장 10회 접전 끝에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몸이 지칠 대로 지쳤지만 1승을 위해 모든 집중력을 쏟아 붓고 있는 넥센 선수들. 그들의 땀과 노력을 안다면 이런 판정을 해서는 안 된다.

경기에서는 손승락의 호투가 인상적이었다. 그는 2-2이던 5회 1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2⅔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팽팽한 흐름을 이끌었다. 8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동안 던진 공은 23개. 철저히 맞혀잡는 피칭으로 투구수를 아꼈다.

손승락은 후반기 들어 부진했다. 전반기 36경기에서 3승3패16세이브, 2.4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뒤 올스타전 이후 22경기에서는 1승3패7세이브, 평균자책점이 무려 6.33이었다. 포스트시즌에 들어서도 전날 1⅓이닝 1피안타 2볼넷 1실점 하는 등 불안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공을 던지고 마운드에서 펄쩍 뛰는 예전의 폼을 간혹 선보이며 혼신의 투구를 했다. 넥센은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지만, 손승락이 긴 이닝을 막아주며 다른 투수들을 아꼈다. 대역전을 위한 실탄을 확보했다.


두산과 넥센의 2015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6회말 수비를 무실점으로 마친 넥센 손승락이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10.11/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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