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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잭팟 마지막 기회, 손승락-정우람 누가 잡을까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10-06 02:12


손승락(왼쪽)과 정우람. 스포츠조선 DB.

지난 오프시즌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는 외국인 선수를 맞바꿨다. 트레이드 형식은 아니었지만 모양새가 그랬다. LG에서 뛰던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33)는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헨리 소사(30)는 넥센과의 재계약이 틀어지자 전격적으로 LG행을 택했다.

둘은 '가을 야구'에서 맹활약 한 공통점이 있다. 스나이더는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4할6푼7리(15타수 7안타)에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타율 4할(15타수 6안타)에 1홈런 2타점을 올렸다. 도미니카 출신 소사는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2⅔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지만 5차전에서 6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시속 159㎞의 강속구를 뿌려대며 상대를 윽박질렀다.

이 같은 활약에 협상테이블에서 큰 소리를 친 건 선수 쪽이었다. 소사 에이전트는 넥센 구단의 금액이 마음에 들지 않자 사인할 수 없다며 으름장을 놨다. 특히 그는 그 해 정규시즌에서도 20경기 10승2패로 승률왕에까지 오른 터였다. 스나이더는 좀 다른 케이스다. 구단이 고심을 거듭했다. LG는 일찌감치 외인 교체 결정을 내렸지만 가을 야구 활약만 놓고 보면 스나이더 같은 선수를 찾기 힘들다는 의견이 내부에서 나왔다. 그에 대한 평가가 순식간에 바뀐 셈이다.

결국 포스트시즌 성적은 곧 돈이다. 심장이 강한 선수 만이 단기전에서 빛을 발하는 법. 그 심장에 베팅하지 않는 구단은 없다. 그래서 FA(프리에이전트)를 앞둔 선수라면 언제나 포스트시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기간 정규시즌 못지 않은 활약을 보인다면 돈방석에 앉는 건 시간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종의 '빅 찬스'다.

7일 넥센과 SK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벌인다. 넥센은 정규시즌 4위, SK는 KIA, 한화의 추격을 뿌리치고 극적으로 5위에 올랐다. 두 팀에는 나란히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 선수가 있다. 공교롭게 팀 내 보직도 마무리로 같다. 넥센은 손승락, SK 정우람이다. 리그 전체적으로 수준급의 소방수가 없는 상황. 이미 두 선수가 지닌 가치는 상당하지만, 포스트시즌 활약 여부에 따라 몸 값이 더 뛸 수가 있다.

그런데, 이 둘은 시즌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손승락은 전반기 36경기에서 3승3패16세이브, 2.4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뒤 후반기 22경기에서는 1승3패7세이브 평균자책점이 무려 6.33이었다. 정우람도 전반기 45경기에서 7승2패10홀드7세이브 1.65의 평균자책점을 찍었지만, 후반기 24경기에서는 3패9세이브 6.86의 평균자책점으로 무너졌다. 부진의 이유는 같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멘탈이 흔들리면서 공이 한 가운데로 몰렸다.

손승락이 던지는 커터는 가운데로 들어오다가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야 위력을 발휘한다. 한데 몸쪽으로 붙어오다 가운데로 몰리니 방망이 중심에 맞아 나가는 경우가 늘었다. 정우람도 핀포인트 제구가 흔들렸다. 구위가 점차 떨어졌고 볼끝이 무뎌졌다. 타자들이 충분히 칠 수 있단 기분으로 덤벼드니 당황하는 쪽은 매번 손승락과 정우람이었다.

이 때문에 둘에게 올 포스트시즌은 명예 회복의 장이 될 전망이다. 한 번 무너진 믿음을 되찾는 길은 큰 경기에서 위력적인 공을 뿌리는 방법밖에 없다. 그리고 이들이 기대대로 호투를 선보인다면, 현 소속팀은 물론 불펜 보강이 시급한 다른 구단에서 계산기를 두드릴 것이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먹는 법. 수 년간 필승계투조에서 이름을 떨친 손승락과 정우람은 매력적인 투수들이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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