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얼굴은 본인 뿐만 아니라 상대의 기분도 좋게 만든다. 하지만 꼭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비웃음이나 자조적인 웃음도 있다. 이렇게 웃는 얼굴은 보는 건 불편하다. 건강하지 못한 웃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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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송은범의 부진은 사실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이미 오래됐다. 2012시즌(20경기 8승3패 평균자책점 4.15) 후반부터 부상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어 2013년 시즌 초반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된 이후부터는 계속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2013시즌 4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35(1승7패 5세이브6홀드)를 기록했고, 2014년에는 27경기에 나와 4승8패 평균자책점 7.32를 찍었다. 3년 연속 '7점대 평균자책점'에서 허덕였다.
그런데 송은범의 이런 부진은 프로야구 현장에서는 꽤 불가사의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훈련도 열심히 하고, 야구에 대한 열정도 높다. 심지어 구위까지 좋다. 지금도 150㎞ 언저리의 강속구를 펑펑 던질 수 있다. 그런데 실전에서는 결정적으로 얻어맞는다. 어쩌면 이런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 때문에 송은범은 스스로를 비웃고 있을 수도 있다. KIA 소속이던 2014년 초반, 당시 선동열 감독은 송은범에 대해 "프로 초년병 때 많이 놀았다던데, 그런 모습이 전혀 없더라. 스프링캠프에서도 남들 이상의 땀을 흘렸다"고 평가하며 선발로서 잘 해주리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실전에서 늘 얻어맞았다. 한화에 와서도 송은범은 열심히 훈련했다. 특히 자신을 성공의 길로 인도한 김성근 감독을 만나 더욱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송은범은 4일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로 떠났다. 신진급 선수들, 막 군에서 제대한 선수들이 주로 가는 곳이다. FA 베테랑이 갈 곳은 아니다. 그런데도 갔다. 김 감독이 보기에 더 많은 노력과 실전 경험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듯 하다. 송은범 역시 순순히 따랐다. 이런 기회라도 잘 살려 스스로의 떨어진 명예를 다시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과연 송은범의 얼굴에서 쓴웃음은 사라질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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