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에 휩싸였던 '깜짝 선발' 카드는 성공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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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김용주의 선발 투입은 큰 성공이었다. 김용주는 이날 5회까지 삼성 막강타선을 상대로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6회에도 나왔지만, 선두타자 박한이에게 중전안타에 이어 박해민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한화 벤치는 김용주의 경험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해 한 박자 빠르게 투수를 교체했다. 하지만 뒤를 이은 송창식이 무사 1, 2루에서 나바로에게 3점 홈런을 맞는 바람에 김용주의 자책점이 2점으로 늘어났다. 그래도 갓 제대한 투수가 리그 최강팀 삼성을 상대로 5이닝 3안타 2볼넷 2실점 한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결국 김용주는 데뷔 첫 1군 경기 승리를 기분좋은 선발승으로 장식했다.
이날 김용주의 레퍼토리는 단순했다. 게다가 구속이 빠르지도 않았다. 총 69개의 공을 던졌는데, 직구(35개)는 최고 구속이 140㎞였다. 슬라이더(24개)는 123~130㎞가 나왔고, 커브는 113~116㎞였다. 하지만 제구력은 절묘했다. 특히 배짱이 뛰어났다. 3B 이후에도 직구와 변화구를 거침없이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었다. 4회초 2사 1루 때 채태인에게 3B로 볼카운트가 몰렸는데도 직구 2개와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아낸 장면이 압권.
어쨌든 한화로서는 소득이 컸다. 승리를 거뒀을 뿐만 아니라 내년 시즌 선발감을 하나 찾아낸 셈이다. 이날 활약이 일시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기분좋은 첫 승을 발판삼은 김용주가 본격적인 1군 훈련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면 한화는 2016시즌 새로운 선발 요원을 얻을 수 있다. 김용주의 이날 투구는 올해가 아닌 한화의 내년 이후를 밝힌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날 데뷔 첫 승을 따낸 김용주는 "얼떨떨하고 행복하다. 부모님과 오늘 같이 해준 선수들에게 감사드린다. 오늘은 공이 낮게 제구됐고, 슬라이더가 특히 잘 들어갔다"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상무시절 동안 자신감이 좋아졌고, 야구에 대해 생각하는 부분도 달라졌다"며 군복무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용주는 "앞으로는 선발 뿐만 아니라 어느 자리에서든 꾸준한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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