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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4일 대전 한화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넥센의 두번째 투수 양훈이 한화타선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대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9.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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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려 다니지 마라."
염경엽 넥센 감독이 NC전에 등판하는 모든 선발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다. 전날까지 14번 맞붙어 단 2승을 거두는 데 그친 이유를, 염 감독은 '도망가는 피칭'에서 찾았다. 그는 21일 창원 원정 경기에 앞서서 "상대 중심 타선인 테임즈, 나성범만 경계하면 된다. 그러나 나가는 선발마다 1번부터 9번까지 모든 타자와 어렵게 승부하려 한다"며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꽂으면 되지만, 항상 2B로 시작한다. 그러다 보니 힘든 경기가 계속된다"고 밝혔다.
이는 올 시즌 처음 선발 등판한 양 훈(29·넥센)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그는 "무리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80개에서 끊을 것"이라면서도 "양 훈은 슬라이더 각이 좋고 몸쪽 승부를 할 줄 안다. 자신 있는 피칭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화 시절인 2012년 7월4일 이후 1174일 만에 선발 등판한 양 훈이 염 감독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양 훈은 이날 6이닝을 4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 요건을 갖췄다. 정확히 80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삼진은 5개, 볼넷이 하나였다. 몸무게를 10㎏ 가까이 늘린 만큼 공 끝이 묵직했고, 유리한 카운트에서 던진 슬라이더는 상당한 낙폭을 보이며 헛스윙을 유도했다. 그는 7회부터 한현희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무엇보다 풀카운트 승부가 한 차례밖에 나오지 않은 점이 눈에 띄었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57%(13/23)로 이상적이었고 굳이 코너워크에 집착하지 않으면서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어 갔다. 1회는 운이 따랐다. 몸이 덜 풀린 듯 직구가 높은 쪽으로 형성된 가운데 NC 타자들이 친 타구가 외야수 정면으로 날아갔다. 하지만 곧장 안정을 찾았고 2회 1사 1루에서 이호준을 스플리터로, 계속된 2사 1,2루에서 지석훈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또 3회 선두 타자 김태군에게도 슬라이더를 던져 헛방망이질을 유도했으며, 4회 1사 1루에서 나성범이 속은 구종도 슬라이더였다.
유일한 풀카운트 승부는 4회 2사 2루에서 나왔다. 양 훈은 6번 이호준에게 볼만 3개 던지며 1루를 채워가는 방법을 택하는 듯 했다. 그러나 4구 한 복판 스트라이크, 5구 파울로 풀카운트가 됐고 6구째 포크볼로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5회 2사 2,3루 위기도 김성욱을 2루수 땅볼로 돌려 세우며 무실점. 양 훈은 6회까지 마운드에 올라 상대 중심 타선인 모창민(유격수 플라이) 테임즈(투수 직선타) 나성범(삼진)을 모두 범타로 돌려 세우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나성범을 삼진으로 잡은 80번째 공은 커브였다.
창원=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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