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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봉중근, 시즌 막판 ‘선발 안착’에 성공할까?

임기태 기자

기사입력 2015-09-18 09:32



LG는 시즌 내내 5선발 오디션을 했습니다. 임지섭, 장진용, 이준형, 김광삼 등이 차례로 기회를 얻었지만 누구도 안착하지 못했습니다. 임지섭과 이준형은 제구가 문제였습니다. 장진용과 김광삼은 구위가 버티지 못했습니다.

시즌 막판 5선발로 봉중근이 시험받고 있습니다. 마무리 투수가 오프시즌이 아닌 시즌 도중 선발 투수로 전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좌절되었다 해도 마무리 투수 후임자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 더욱 그러합니다.

8월 2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어 선발로 몸을 만든 봉중근은 예상보다 빠른 9월 4일 1군에 복귀해 잠실 kt전에 등판했습니다. 4시즌만의 선발 등판에서 그는 4이닝 동안 64구를 던져 3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습니다. 1실점은 4회초 1사 후 댄블랙에 허용한 좌월 솔로 홈런이었습니다. 하지만 피홈런 외에도 큼지막한 외야 플라이가 많아 불안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과연 잠실구장이 아니었다면 어땠을지 의문이 남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봉중근은 잠실구장을 벗어나자 홈런에 무너졌습니다. 지난 11일 수원 kt전에서 4.1이닝 동안 72구를 던져 8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5실점으로 좋지 않았습니다. 5실점은 모두 피홈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4회말 2사 후 김사연에 좌중월 3점 홈런, 5회말 1사 후 댄블랙에 중월 2점 홈런을 얻어맞았습니다. LG는 5:7 강우 콜드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일단 봉중근이 kt를 상대로 1주일 간격으로 2경기 연속 등판한 선발 로테이션에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투수가 동일한 팀을 상대로 연속적으로 선발 등판하면 타자들이 익숙해지기 때문에 불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봉중근을 검증하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팀을 상대하는 것이 바람직했습니다.

두 경기의 선발 등판에는 공통점이 엿보입니다. 1회부터 3회까지는 실점하지 않았지만 4회 이후 장타를 허용하며 실점했습니다. 타순이 한 바퀴 돌자 상대 타자들이 적응했습니다. 봉중근이 긴 이닝을 소화하는 선발 투수보다는 등판 직후부터 틀어막아야만 하는 마무리의 성향이 아직 남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봉중근의 현재의 모습은 2008년부터 3년 연속 10승을 거두던 선발 투수 시절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당시 그는 발동이 늦게 걸리는 선발 투수였습니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한 아쉬움 속에서 1회 실점이 결국 패전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2회 이후 호투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챙기지 못해 '봉크라이'라 불렸습니다.

선발 투수로서 4회 이후 장타 허용을 줄여야 하는 봉중근의 과제는 제구와 스태미너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패스트볼 구속이 140km/h대 초반에서 130km/h대 후반으로 형성되는 가운데 제구가 보다 정교해지지 않으면 긴 이닝 소화는 쉽지 않습니다. 시즌 종료 전 두 차례 정도의 등판이 예상되는 봉중근이 선발 안착에 성공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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