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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기적 이룬 LG 필승조, ‘사실상 해체’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5-08-25 08:47 | 최종수정 2015-08-25 08:48


LG 봉중근

2014년 LG의 힘은 불펜이었습니다. 마무리 봉중근을 비롯한 신재웅, 윤지웅의 좌완 투수, 프라이머리 셋업맨 이동현을 비롯한 유원상, 정찬헌, 임정우의 우완 투수로 구성된 필승계투조는 좌우 균형과 안정감을 앞세워 상대 타선을 압도했습니다. '불펜 투수 전원이 필승조'라 일컬어질 정도였습니다. 5월 부임한 양상문 감독의 절묘한 불펜 운용을 바탕으로 LG는 최하위에서 출발해 플레이오프 진출의 기적을 일궈냈습니다.

2015년 LG의 필승조는 개막과 동시에 삐걱거렸습니다. 필승조의 핵심 봉중근이 무너졌습니다. 4월말까지 그는 10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17.47로 부진했습니다. 피안타율 0.533에서 드러나듯 난타를 당했습니다.

봉중근만이 부진했던 것은 아닙니다. 신재웅과 유원상도 좋지 않았습니다. 부진과 부상 등으로 인해 4월부터 2군을 들락거렸습니다. 2014년 구원 등판해 1이닝 이상을 소화하던 두 투수의 1군 공백은 상당한 부담이 되었습니다.

마당쇠로 나선 것은 '차세대 마무리' 정찬헌이었습니다. 그는 6월말까지 32경기에서 44이닝을 던져 3승 6패 1세이브 5홀드를 기록하며 '불펜의 이닝 이터'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닝을 던진 탓인지 이따금 집중타를 허용했습니다. 시즌을 완주할 경우 100이닝 이상을 소화할 페이스였던 정찬헌은 음주 운전 사고로 인해 6월말 시즌 아웃되었습니다.

정찬헌의 이탈로 LG의 필승조는 더욱 헐거워졌습니다. 이동현의 구위가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 이 시점입니다. 7월 한 달 간 이동현은 승리 없이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10.80을 기록했습니다. 피안타율 0.310가 말해주듯 이동현답지 않게 중요한 경기에서 무너지는 모습이 되풀이되었습니다. 구위 저하에서 비롯된 이동현의 부진은 8월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재웅이 팀을 떠났습니다. 7월 24일 3:3 트레이드를 통해 SK로 유니폼을 갈아입었습니다. '후반기의 사나이'라는 별명처럼 신재웅의 구속이 올라오는 시점에 단행된 트레이드라 아쉬움이 컸습니다. 4월말까지만 해도 양상문 감독이 '투수가 부족해 투수 트레이드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던 발언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 트레이드였습니다.

8월 24일 봉중근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었습니다. 5월과 6월 호투하며 제자리를 찾는 듯했지만 7월 이후 다시 부진에 빠진 봉중근은 선발 투수로의 복귀를 선언했습니다. 2012년 이후 4시즌 동안 마무리를 맡아 도합 109세이브를 거둔 봉중근의 전업으로 인해 LG는 새로운 마무리 투수를 물색해야 합니다. 2014년 기적을 일궈낸 LG의 필승조는 1년도 못되어 사실상 해체되었습니다.

LG 필승조는 이탈자는 많지만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정우가 성장 중이지만 경기마다 기복이 있습니다. 김지용, 최동환, 이승현 등 젊은 투수들이 기회를 얻었으나 1군에 안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격변은 아직 끝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동현이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획득합니다. LG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강한 이동현이지만 FA 협상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LG는 2016년을 앞두고 마무리 투수를 비롯해 필승조를 완전히 새로 짜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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