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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화, '필승조 재개편' 불가피하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8-17 10:20 | 최종수정 2015-08-17 10:20


시즌 개막전 정근우와 조인성, 5월에 폭스와 김경언, 그리고 7월에 이용규. 한화 이글스의 핵심 멤버들은 끊임없이 다쳤다. 그럴때마다 위기감이 엄습했다. 그래도 지금까지 이글스는 꿋꿋하게 날아왔다. 위기의 순간이 찾아올 때는 휘청였지만, 어떻게든 대안을 찾아냈다. 그렇게 버텼다.


16일 오후 포항 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삼성과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8회말 1사 만루서 삼성 박찬도에게 볼넷을 허용한 한화 권혁이 아쉬워하고 있다.
포항=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8.16.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렇게 압도적인 위기감이 팀을 휘감은 적은 없었다. 이유는 바로 지금껏 한화 야구를 지탱해 온 뿌리이자 척추라고 할 수 있는 박정진-윤규진-권 혁의 '박-규-혁 필승조'가 계속 무너지고 있기 때문. 그런데 더 심각한 건 이러한 문제가 일시적 현상이 아닐 수도 있다는 데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필승조의 전면 재개편도 불가피할 수 있다.

'필승조 붕괴' 문제는 마치 '밤손님'처럼 갑자기 찾아왔다. 사실 투수라면 누구나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는 투수들은 일시적으로 구위나 경기 운영능력이 떨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정말로 빼어난 투수라면 그런 슬럼프를 짧게 끊고, 금세 자신의 페이스를 회복한다. 사실 이전까지 한화의 '박-규-혁 트리오'는 그걸 해냈다. 맏형 격인 박정진은 8월 들어 8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4.35로 나쁘지 않았다. 권 혁도 지난 9일 대전 롯데전까지 7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윤규진도 7월22일부터 8월2일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에 1승1세이브로 좋았다.

그러나 이들은 최근들어 갑자기 무너지고 있다. 이는 팀 성적에 영향을 미쳤다. 한화는 8월들어 치른 14번 경기를 치렀는데, 여기서 겨우 5승을 챙겼다. 승률 4할에도 못 미치는 성적. 특히 나머지 9패 중에서 '역전패'가 무려 6번이나 있었다는 것이다. 전혀 '한화스럽지' 않은 결과다. 한화는 올해 리그 역전승 1위팀이다. 올해 한화를 지탱해 온 '끈질긴 불펜야구'가 실종된 것이다.


2015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가 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배영수에 이어 7회에 등판한 한화 윤규진이 롯데 타선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대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8.09/
'필승조'는 계속 얻어터졌다. 무엇보다 권 혁이 고전하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 무려 평균자책점 37.80이나 된다. 잦은 등판에 따른 피로 누적과 상대의 전력 분석 수준 강화로 쉽게 공략당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대로 계속 쓸 수는 없다. 휴식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윤규진도 걱정된다. 윤규진은 8월 들어 등판 횟수 자체도 줄어들었고, 그나마 가끔 나오는 경기에서도 내용이 그리 좋지 않았다. 9일 대전 롯데전 이후 5일만인 14일 목동 넥센전에 나왔는데, 여기서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한 채 2안타로 1자책점을 기록하고 교체됐다. 이후 윤규진은 쉬면서 체력과 구위를 끌어올렸다. 때문에 당연히 16일 포항 삼성전 투입이 예상됐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끝내 윤규진을 투입하지 않았다. 감독이 쓰지 않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윤규진의 상태가 많이 안좋다는 걸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현재 한화 필승계투진에서 그나마 유일하게 박정진만이 제 몫을 해주고 있는 셈이다. 윤규진은 몸이 안좋고, 권 혁은 제구가 흔들린다. 이들을 그냥 놔둔 채 시즌을 치를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으로 다른 대안을 찾아볼 것인지는 전적으로 김 감독의 몫이다. 두 가지 선택지 모두 장단점이 있다. 그러나 현 상태의 불펜을 그냥 방치할 순 없다. 과연 김 감독은 어떤 해결책을 들고 나올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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