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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구 삼성전에서 무실점으로 호투한 넥센 금민철. 스포츠조선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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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이닝 조기 강판을 염려하던 사령탑에게 건넨 값진 투구였다.
넥센 금민철이 올 시즌 최고의 투구로 팀을 살렸다. 금민철은 10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로 등판해 5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90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3개의 볼넷이 있었지만 6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기대 이상의 피칭을 했다. 무엇보다 상대 4번 최형우를 삼진, 1루 땅볼, 삼진으로 처리했다. 직구 최고 시속은 139㎞였지만, 슬라이더와 커브의 제구가 좋았다. 넥센의 12대3 대승. 금민철은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 만에 첫 승을 거뒀다. 넥센 타자들도 삼성 강속구 투수 피가로(6⅔이닝 10피안타 7실점)에게 올 시즌 최다 실점의 굴욕을 안기며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2회까지 6타자를 연속해서 범타로 처리한 금민철은 3회 2사 후 백상원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구자욱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2사 1,2루에 놓였다. 타석에는 박해민. 하지만 5구만에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세우고 실점하지 않았다. 또 4회 2사 1,2루에서도 이상훈을 내야 땅볼로 처리했고, 6회에는 2사 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구원 등판한 한현희가 박석민을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무실점 피칭을 완성했다.
결론적으로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로도 볼 수 있는 날, 금민철이 모두를 살렸다. 넥센은 지난 8일 경기가 우천 취소되며 원치 않은 '월요일 경기'를 해야 했다. 9일부터 16일까지 쉼 없이 전쟁을 치러야 하는 죽음의 8연전이다. 가뜩이나 9일 에이스 밴헤켄을 내고도 삼성에 무릎을 꿇었다. 자칫 이날도 패할 경우 연패가 길어질 수 있었다. 더군다나 11일 상대는 시즌 내내 기를 못 펴고 있는 NC. 넥센 관계자는 걱정부터 했다.
하지만 금민철이 삼성 왼손 타자를 철저히 묶으면서 팀도 대승을 거뒀다. "우리 토종 선발들은 5이닝을 채우기가 버겁다. 3,4이닝 만에 강판되는 경우가 많다"고 걱정하던 염 감독도 경기 후 금민철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만약 그가 일찍 무너질 경우, 불펜진을 일찍 투입하고, 그럴 수록 다음 경기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넥센 입장에서는 완투승 못지 않은 5⅔이닝 피칭이었던 셈이다.
선발이 호투하자 야수들도 힘을 냈다. 장단 17안타를 폭발하며 막강한 화력을 뽐냈다. 4번 박병호는 9-0이던 8회 1사 2루에서 상대 네 번째 투수 김건한의 슬라이더를 잡아 당겨 시즌 38호 대포를 폭발했다. 볼카운트 2B2S에서 바깥쪽 변화구를 놓치지 않았다. 2경기 연속 대포. 이로써 박병호는 홈런 부문 2위 테임즈(35개·NC)와의 격차를 3개로 벌렸다. 또 전날까지 공동 선두였던 타점 부문에서도 테임즈(101개)에 3개 앞선 104개로 단독 선두가 됐다.
대구=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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