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집중분석] KGC 인상적 로빈슨, 전창진 논란 어떻게 풀까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7-27 06:52




프로농구는 악재가 가득하다. 지난 시즌 챔프전의 잇단 '해프닝'. 결국 강행한 외국인 선수 쿼터제 확대. 한 고비는 넘겼지만, '전창진 감독 논란'이 비 시즌을 지배했다. 대표팀에 대한 실망스러운 지원까지.

한편에서는 '이런 상태에서 시즌을 할 필요가 있나'라는 회의론까지 나온다. 물론 과도한 얘기지만, 현 상황에서 충분하 나올 수 있다. 그래도 프로농구는 계속 되고 있다.

외국인 선수 트라이 아웃이 마감됐다. 4라운드부터 2명의 출전한다. 때문에 외국인 선수의 비중은 더욱 확대됐다. 여기에 변수가 있다. 1m93 이하 단신 외국인 선수 1명이 포함되면서 변수는 걷잡을 수 없이 많아졌다. 그 선수의 기량이 기본적으로 중요하다. 또 하나, 기존 선수들과 결합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시너지 효과, 혹은 악영향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그 팀의 오롯한 전력이 나올 수 있다.

물론 외국인 선수는 뚜껑을 열기 전에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최대치의 예상은 현 시점에서 꼭 필요하다. 그래서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와 팀 전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을 준비했다. 4탄 KGC는 센터 찰스 로드를 1순위, 슈팅가드 프랭크 로빈슨을 2순위로 선택했다. '전창진 논란'의 혼란함에 휩싸인 KGC. 하지만 전력 자체는 최상급이다. 특히 외국인 선수와의 조화가 중요하다. '대권'도 가능한 수준이다.


KT 시절 찰스 로드의 경기장면. 오세근과 찰스 로드의 시너지 효과가 KGC 뿐만 아니라 리그 전체의 판도를 좌우할 수 있다. 스포츠조선DB
*지명내용

1순위=찰스 로드(2m·센터) 2순위=프랭크 로빈슨(1m88·슈팅가드)


그들은 누구인가

찰스 로드는 검증이 끝난 선수다. 2010년 한국 무대에 데뷔, 한 시즌을 제외하곤 모두 국내에서 뛰었다. 4번째 시즌이다. 운동능력은 초특급이다. 무릎 부상 이후, 약간 떨어진 느낌이 있지만, 여전히 최정상급 운동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파워까지 겸비하고 있기 때문에 묵직한 포스트 업 플레이를 한다. 수비에서도 림을 지키는 능력은 최상급이다. 특히 감각적인 블록슛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게다가 공수 전환 시 트랜지션도 훌륭하다. 속공 가담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팀에 보이지 않는 강한 에너지를 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농구 아이큐는 떨어진다. 팀 수비에 대한 이해도나, 조직적 플레이의 적응력이 부족하다. 때문에 경기력 자체가 기복이 심한 경우가 종종 있다. 또 하나, 최근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묵직한 포스트 업 플레이보다 미드 레인지 점프슛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팀 전체적으로 보면 바람직하진 않다. 특히 절체절명의 승부처나 플레이오프에서 '독'이 될 수 있다.

폴란드→핀란드→그리스를 거쳐 한국무대에 입성했다. 워낙 많은 리그를 경험했다. 게다가 인성적으로도 훌륭하다는 평가다. 때문에 팀동료들과의 조화, 한국무대 적응은 충분히 연착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다재다능하다. 공수에서 모두 그렇다. 공격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왼쪽, 오른쪽을 가리지 않는 돌파능력을 지녔다는 점이다. 그는 왼손잡이 슈터다. 왼쪽 돌파가 더 능수능란한 것처럼 보이지만, 오른쪽 역시 거침없이 돌파한다. 단, 왼쪽으로 돌파할 경우 자신이 직접 골밑돌파나 미드 레인지 점프슛으로 처리하는 빈도가 높은데 반해, 오른쪽 돌파는 아웃렛 패스의 비중이 많다. 결국 슛과 돌파가 모두 준수하다.

그에게는 다른 외국인 선수와 차별되는 두 가지 장점이 있다. 일단 압박수비가 능하다. 지난 시즌 그리스리그 11경기에서 스틸이 평균 1.4개, 이스라엘리그에서 2.1개를 기록했다. 물론 스틸이 모든 압박수비의 지표가 되진 않는다. 하지만 KGC 측은 "기본적으로 좋은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한 수비 압박능력을 갖춘 선수"라고 했다. 이 부분은 매우 의미있다. KGC 팀 컬러와 관련이 있다.

또 하나, 몸 자체가 매우 탄탄하다. 때문에 골밑돌파 시 상대 센터와의 충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KGC에서는 "1번부터 3.5번까지(스몰포워드와 파워포워드의 중간형태) 소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파워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수비에서 어느 정도 미스매치를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의미다. 사실 득점의 폭발력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장점이 좀 더 많은 유형의 선수라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팀 약점 & 포지션 중복은?

KGC가 외국인 선수 선발에서 기본적으로 깔고 가는 부분이 있다. 토종선수들의 탄탄함이다. 박찬희와 이정현 양희종 오세근 등 호화라인업이다.

가장 중요한 선수는 오세근과 박찬희다. 오세근의 경우 잔부상으로 인해 매 시즌 기량의 최대치를 발휘하는데 실패하고 있다. 강한 파워와 화려한 테크닉으로 골밑에서 존재감이 뛰어난 선수다. 하지만 최근 부상으로 인한 체력적 문제와 운동능력의 감소로 특유의 파워를 골밑에서 십분 활용하지 못하는 단점이 생겼다. 기본적으로 오세근의 기량이 올라와야 KGC는 강호의 면모를 보일 수 있다. 여기에 로드와의 조화도 마찬가지다.

로드는 활동량이 풍부하지만, 상대적으로 동료들과의 협력 플레이의 센스는 떨어진다. 오세근은 개인기량 뿐만 아니라 농구를 알고 하는 센스를 지니고 있다. 때문에 오세근의 기량이 올라온다면, 로드의 세밀한 약점을 메우면서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노릴 수 있다.

KGC 가드진의 강점 중 하나는 수비의 압박이다. 2011~2012시즌 챔프전 우승의 핵심 동력이었다. 박찬희는 공격에서 문제가 있다. 중거리 슈팅능력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프랭크 로빈슨은 3점슛 능력을 갖췄지만, 폭발력이나 정확도는 그리 인상적이지 않다. 하지만, 로빈슨의 압박능력이 박찬희와 조화를 이룬다면, 상대팀 입장에서는 너무나 곤혹스럽다. 그의 수비압박능력이 KGC에서 결합됐을 때 매우 의미있다고 말한 이유다.

KGC의 백업센터진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때문에 로드의 선발은 오세근을 염두에 뒀을 때 충분히 인상적이다. KGC가 강한 압박을 이용한 탄탄한 수비로 역습농구를 할 경우 로빈슨의 좋은 공수 밸런스 역시 도움이 될 수 있다.

외부 변수 어떻게 할건가

전창진 감독은 혐의를 벗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복귀 여부는 불투명하다. 여전히 프로구단 사령탑으로서 적절치 못했던 사채를 지인에게 빌려줬다는 점, 그 지인이 불법도박에 연루됐다는 점 등 주변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KGC는 이 부분에서 아직까지 명확히 결정된 것은 없다. 전창진 감독과 함께 KGC로 이동한 김승기 수석코치에게 임시 사령탑 직을 맡기고 팀을 운영하고 있다. 아무래도 선수단의 분위기가 뒤숭숭할 수밖에 없다. 비 시즌에서 철저한 준비는 좋은 성적의 기본이다. 객관적 전력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둔 모비스와 전자랜드의 예를 되새김질하면 더욱 그렇다. KGC가 과연 비시즌에 어떤 준비를 했는 지는 의문이다.

KGC는 개성 강한 선수들이 많다. 조직력은 떨어졌지만, 개인기량으로 그 약점을 메우면서 팀을 운영했다. 때문에 2012년 챔프전 우승을 하긴 했지만, 이후 계속 하락세였다. 지난 시즌에는 6강 탈락의 수모도 당했다.

외국인 선수를 효율적으로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주변상황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정리하느냐가 KGC 입장에서는 더 필요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