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그거 제가 19살때 때 체중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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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이나 연차가 많지 않은 어린 선수의 경우에는 정보가 대부분 들어맞는다. 하지만 5년차 이상의 선수들 중에 KBO 홈페이지 및 가이드북에 나온 신장/체중 정보가 맞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극단적인 사례도 있다. 프로 입단 14년차의 외야수 A의 케이스다. KBO 프로필에 나와있는 체중은 86㎏이다. 그러나 육안으로 봐도 그 선수가 절대 86㎏이 아니라는 걸 금세 알 수 있다.
선수 A에게 직접 체중을 물어봤다. 대뜸 "지금은 세 자릿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육량을 늘린 결과다. 그 덕분에 A선수는 현재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홈런 타자로 성장했다. 그런 A에게 다시 KBO 프로필에 있는 체중 '86㎏'의 사연을 물었다. 선수 본인조차 화들짝 놀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에이, 제가 어딜봐서 86㎏이에요. 그게 19살에 프로 입단할 때 체중인데, 아직도 안바뀌었나? 업데이트 좀 해달라고 전해주세요."
틀린 말은 아니다. KBO가 자체적으로 선수들의 신체 정보를 일일히 조사할 수는 없다. 매년 초 구단이 제공하는 선수 정보를 토대로 데이터를 갱신한다. 그래서 구단이 제공하는 원소스 자체에 오류가 있다면 바로잡을 방법이 없다.
그러나 KBO가 애초부터 구단에 선수 프로필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을 요구했는 지는 의문이다. 각 구단은 수시로 선수들의 신체 정보를 체크한다. 특히 매년 초 스프링캠프를 앞두고서는 전 선수를 대상으로 체력 및 신체 검사를 한다. 그렇게 그램(g) 단위로 선수를 관리하는 게 기본이다. 이렇게 조사한 체중 자료를 넘기는 건 매우 쉬운 일이다. 결론적으로는 KBO와 프로 구단간 정보 교류 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 KBO가 600, 700만을 넘어 1000만 관중 시대까지도 지향한다면 이런 기본 정보 관리 체계부터 바로잡을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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