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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를 압도하는데 있어 초구 스트라이크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올시즌 두 에이스간의 첫 맞대결, 승부는 결국 얼마나 이닝을 오래 끌고가느냐의 싸움이었다. 유희관의 압승이었다. 8이닝 동안 94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2안타 무실점. 지난 5월 10일 한화 이글스전서 9이닝 7안타 무실점으로 생애 첫 완봉승을 따낼 때와 마찬가지로 '퍼펙트'에 가까웠다. 3년 연속 시즌 10승을 점령한 유희관은 삼성 라이온즈 피가로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가 됐다.
유희관은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26타자를 상대해 20타자를 상대로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76.9%의 비율. 반면 린드블럼은 제구에 애를 먹으며 4⅔이닝 동안 12개의 안타를 맞고 7실점했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27타자 가운데 14명으로 51.9%에 그쳤다. 직구 구속이 최고 151㎞인 린드블럼과 133㎞에 불과한 유희관. 구속은 중요치 않았다.
유희관은 1회 정 훈, 아두치, 황재균을 상대로 6개의 공으로 삼자범퇴를 하며 호투의 조짐을 보였다. 2회와 3회에는 각각 10개의 공으로 삼자범퇴를 이어갔다. 타순이 한 번 돈 4회, 롯데 타자들이 끈질기게 승부를 걸었지만 16개의 공으로 역시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5회와 6회를 각각 1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유희관은 7회에도 공 10개로 세 타자를 처리한 뒤 8회에는 1사후 김문호와 백민기를 각각 낮게 깔리는 직구로 삼진 처리하며 임무를 마무리했다. 유희관은 9회에도 등판이 가능했으나, 이날 새 외국인 투수 스와잭이 1이닝을 던지기로 한 상황에서 그대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경기 후 유희관은 "야수들에게 고맙다. 항상 잘 리드해주는 (포수)양의지와 최재훈에게도 고맙다. 컨디션이 들쭉날쭉했는데 트레이너님들이 많이 신경써 주셔서 오늘 밸런스가 좋았다. 신도 나고 흥도 나서 기분 좋은 승리"라면서 "초반 페이스가 너무 좋아 다음 경기가 부담되기도 하지만, 자부심과 더불어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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