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로라면 정규시즌 MVP도 절대 꿈이 아니다. 이 선수가 MVP가 된다면 진짜 눈물의 스토리가 완성된다.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의 얘기다.
현재 방망이 성적만으로도 충분히 리그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을 수 있다. 중요한 건 강민호는 포수라는 점이다. 체력 소모가 엄청나고 투수 리드 등으로 머리가 아픈 포수가 타석에서 최고 수준의 활약을 보인다는 것은 엄청난 플러스 요소다. 그렇다고 포수로서 수비에서도 소홀하지 않다. 강한 공격력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비가 부족하다는 잘못된 인상 때문이지, 현재 리그에서 강민호보다 나은 투수 리드, 수비력을 가진 선수를 꼽으라면 딱 지목하기 힘들다. 최근 롯데 투수들은 승리 인터뷰를 할 때마다 "강민호의 리드 덕분"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강민호가 고참이어서, 팀 내 입지가 탄탄해 단순히 립서비스를 하는 내용의 코멘트가 아니다. 진짜 리드가 좋았다는 의미다.
지금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MVP 최유력 후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홈런 타이틀을 따내지 못해도 충분하다. 3할-30홈런-100타점을 기록하고 포수로서의 능력을 지금만큼만 보여준다면 활약의 순도를 따졌을 때 최고 선수가 될 수 있다.
만약, 올시즌 강민호가 MVP 영예를 안는다면 83년 이만수(삼성) 2000년 박경완(현대 유니콘스) 이후 3번째 포수 MVP가 될 수 있다. 강민호는 지난 시즌 전 75억원의 거액을 받고 FA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극도의 부진 속에 '먹튀' 오명을 쓰며 마음 고생을 했다. 강민호는 "항상 관중들의 환호만을 받다 난생 처음 비난을 들으니 정말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랬던 롯데의 간판스타가 절치부심 부활한다면 최고의 스토리텔링이 된다. 여기에 최근 거액의 FA 계약을 맺은 선수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많은 돈을 받고 난 후 책임감을 발휘하기 보다는, 훈련과 경기에서 조금은 나태한 모습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기 일쑤였다. 그리고 다시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마지막해 반짝 열심히 한다는 눈총을 받아왔다. 이 와중에 선수가 부족하다며 선수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프로야구 전체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는 일. 하지만 강민호와 같은 모범 FA 선수들이 나오면 나올수록 프로야구는 더욱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 당연히 FA 자격을 추후 얻을 야구 동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