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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카와는 왜 월급 90만원 독립리그를 선택했나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06-02 06:45


15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 등판한 후지카와 규지. ⓒAFPBBNews = News1

메이저리그 재도전도 아니고, 친정팀 한신 타이거즈 복귀도 아니었다.

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방출된 우완 투수 후지카와 규지(35)가 일본 독립리그인 시코쿠 아일랜드리그 플러스의 고치 파이팅독스 유니폼을 입는다. 후지카와는 1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고치 입단을 알렸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단 사무실로 팬들의 전화가 쏟아졌고, 접속자가 몰려 구단 홈페이지가 다운됐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구단에서 영입 제의를 한 게 아니었다. 지난 5월 31일 후지카와측으로부터 입단 의사를 전해왔고, 하루 만에 입단이 결정됐다고 한다. 후지카와는 8일 팀 연고지인 고치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하고 9일 팀에 합류한다.

시코쿠 아일랜드리그 플러스는 시코쿠의 에히메, 가가와, 도쿠시마, 고치현에 연고지를 둔 4개 팀으로 운영되고 있는 독립리그다. 2005년 시코쿠 아일랜드리그로 출발해 한때 규슈지역 팀이 리그에 참가하는 등 변화가 있었는데, 현재 시코쿠에 기반을 둔 4개 팀이 소속돼 있다.

고치는 후지카와와 그의 아내의 고향이다. 고치상고 2학년 때 여름 고시엔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고치현 고치시 출신인 후지카와는 블로그를 통해 고향에서 미래의 슈퍼스타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자신을 응원해준 고향팬들 앞에서 야구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텍사스는 지난달 18일(이하 한국시각) 후지카와를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했고, 25일 자유계약선수로 공시했다. 이적이 불발됐고, 후지카와도 마이너리그 계약을 원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일본 구단과 자유롭게 계약이 가능해지면서 이전 소속팀 한신이 접촉에 나섰다. 한신 입단이 결정적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선발 보직을 맡을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하지만 후지카와는 프로팀이 아닌 월급 10만엔(약 89만7000원) 독립리그를 선택했다.

오승환 이전에 한신의 마무리로 활약했던 후지카와는 2013년에 시카고 컵스로 건너갔다. 그해 6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수술을 받은 후지카와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계약 연장에 실패했다. 지난 겨울 텍사스와 1년 간 100만달러에 계약을 했는데 오른쪽 다리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지난달 중순 팀에 합류한 후지카와는 2경기에 등판해 승패없이 1⅔이닝 3실점을 기록하고 방출됐다.

후지카와는 1999년부터 2012년까지 한신 소속으로 42승25패220세이브, 평균자책점 1.77을 기록했다. 2009년과 2011년에 센트럴리그 세이브왕에 올랐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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