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프로야구는 죄다 우등생이다. 적어도 욕은 먹지 않는 '승률 5할' 이상이 7팀이나 된다. 21일 현재 공동 6위인 롯데와 KIA가 각각 승률 5할에 턱걸이를 한 상태다. 지난 20일 SK에 석패한 한화도 5할승률에서 -1이다. 언제든지 5할승률 복귀가 가능하다. 바야흐로 '승수 인플레', '강팀 천지' 정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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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들은 너도나도 무더운 7,8월이 고비라고 말한다. 승부처에서 힘을 내겠다고 하는데 전제조건이 있다. 최소한 5할승률을 유지하는 것이다. 9위 LG(17승24패, 승률 0.415) 양상문 감독도 지난 4월 "5월이 되면 치고 올라가 5할에 복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5할은 반등의 디딤돌이기도 하고, 미끄러져 내려가지 않을 버팀목이기도 하다. 이렇기에 각 구단 프런트는 입버릇 처럼 "5할에서 플러스 얼마, 5할에서 마이너스 얼마"라며 팀 승률을 수치화 한다. 또 예전부터 5할이 중요했던 이유는 적어도 5할을 유지하면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는 확률이 80% 이상은 됐기에 나온 얘기였다. 지금으로선 5할 승률을 달성한다고 해도 4위,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를 수 있는 5위 안에 들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상위팀과 중위팀의 경계가 무너지고, 이런 혼전 양상이 계속된다면 5할 승률을 하고도 '가을 실업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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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조금만 더 힘을 내면 5할 승률에 복귀할 수 있고, 조금만 마음이 흐트러지면 5할 승률에서 밀려나다보니 사령탑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힘을 쥐어짤 수 밖에 없다. 아직은 시즌의 4분의 1을 갓 넘긴 상황이지만 여기서 밀리면 축 처질 수 밖에 없다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한화를 두고 '매경기가 포스트시즌'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타팀도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확실한 선발투수 몇 명을 제외하고는 경기 초반에 선발을 곧바로 내리는 경우가 '일상다반'이다. 사람도 그렇지만 팀도 매일 매일 집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힘겹게 버티다 보면 결국은 탈이 난다. 때로는 쉬어야 하고, 때로는 억지로 쉬게 해줘야 한다. 기계도 휴식이 필요한데 하물며 야구는 사람이 하는 스포츠다. '5할 혈투 후유증'은 최상위권 팀들보다는 아무래도 중상위권 팀들이 더 조심해야 한다. 대체불가능한 팀의 핵심 선수가 주저앉기라도 하면 그때는 진짜 낭패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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