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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심수창이 예비 FA라는 사실을 아는가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5-15 08:57



롯데 자이언츠 심수창. 올시즌 프로야구 무대에서 가장 핫한 스타가 됐다. LG 트윈스 시절부터 배우 송승헌을 닮은 외모로 주목을 받긴 했지만, 이렇게 뜨거운 인기를 실감하는 것은 처음일 듯. 잘생긴 외모에 선발, 마무리 자리를 가리지 않는 맹활약, 여기에 눈물 나는 야구 인생 스토리까지 더해져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롯데로 팀을 옮긴 후 그야말로 '인생 역전' 드라마를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또 하나 심수창에 대해 주목해야 하는 사실이 있다. 심수창의 진짜 '인생 역전'은 올시즌 종료 후 이뤄질지도 모른다.

심수창, 알짜 FA로 거듭날까.

사람들이 많이 모르고 있는 사실이 있다. 심수창이 올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갖출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올시즌 후 김현수(두산 베어스) 박석민(삼성 라이온즈) 김태균(한화 이글스) 박정권(SK 와이번스) 등 덩치 큰 대형 FA 후보들이 많아 가려져있었지, 심수창도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심수창은 한양대를 졸업하고 2004년 LG에 입단했다. 올해 규정 등록일수를 채우면 대졸 선수 기준, FA 자격 요건인 8시즌을 소화하게 된다. LG 소속이던 2006, 2007, 2009년과 넥센 히어로즈 시절이던 2011년 풀타임을 채웠다. 그리고 2004년 기록과 2005년 기록을 더해 1년, 2008년과 2010년을 더해 1년, 마지막으로 2012년과 2014년 기록까지 더해 1년이 채워지면 7시즌을 소화한 것으로 간주된다. 풀타임 시즌을 쭉쭉 이어가는 스타 선수들과 달리, 심수창에게는 이 11년이 우여곡절의 시간들이었다.

올해 한 시즌 뛴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145일 동안 1군 엔트리에 등록돼있어야 한다. (타자는 페넌트레이스 경기수의 2/3 이상 출전, 투수는 규정 투구 횟수의 2/3 이상을 투구하거나 1군 등록 기간이 145일을 넘겨야 한다.) 심수창은 마무리로 보직이 바뀌었다. 사실상 규정 투구 기준을 채우기는 힘들다. 등록 일수로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심수창은 개막 후 40일을 채웠다. 남은건 105일. 다시 말해, 큰 부상이나 난조만 없으면 심수창은 충분히 FA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지난 11년의 야구 인생 동안 냉정히 야구로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 한 해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쭉 이어간다면 그 11년의 아픔을 단 번에 날릴 찬스를 얻게 된다. 지금의 구위와 마인드라면 FA 시장에서 쏠쏠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 선발-불펜 모두에서 활용이 가능한 전천후 투수이기 때문. 여기에 올시즌 후 예비 FA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야수에 비해 투수 자원이 부족하다. 손승락(넥센) 이동현(LG) 윤길현 채병용(SK) 정도가 눈에 띈다. 야구 실력 외에 스타성도 중요한 체크 포인트다. 심수창에게는 매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심수창 "살아있다는 것 보여주고 싶었을 뿐."

그렇다면 FA 자격에 대한 심수창 본인의 솔직한 생각은 어떨까.


심수창은 "물론 내가 이번 시즌을 잘 마치면 FA가 된다는 것은 알고있다"고 말하면서도 "FA보다는 꼭 한 번 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우선이었다. 심수창이라는 서수가 살아있다는 것을 꼭 보여드리고 싶었다. 지금 잘 풀리고 있는게 꼭 FA 때문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심수창은 이어 "현재 나에게 중요한 것은 FA보다 한 이닝 잘 막아 한 경기 팀이 이기게 하는 것 뿐이다. 지금 나에게는 나보다 팀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심수창은 올해 환골탈태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그동안 2군, 3군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어린 선수들과 똑같이 야간 훈련을 성실히 해왔다. 아니, 오히려 그 선수들보다 더 노력하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고 밝혔다. 심수창은 "노력하지 않고, 그냥 포기해버리는 선수보다는 한결같이 노력해 어떤 결과물이라도 만들 수 있는 선수이고 싶다. 남은 야구 인생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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